[앵커멘트]
이렇게 프로 스포츠계를
온통 비리로 얼룩지게한 주범은 누굴까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틉니다.
단속망을 비웃는 영업 수법이
정말 신출귀몰합니다.
윤성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외국계 기업의
인터넷 홈페이지.
로그인 창을 클릭하자 난데없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나타납니다.
경기의 승·무·패를 맞추는 것은 기본.
농구는 첫 3점슛과 첫 득점, 첫 자유투를
기록하는 팀이 어디냐에 따라 판돈이 오고 갑니다.
야구는 첫 볼넷과 첫 홈런, 심지어 첫 투구가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도 찍기의 대상입니다.
자극적인 베팅 방식에
대박을 노리는 이용자들은
‘도박의 늪’에 빠져듭니다.
[이 모씨 / 대학생]
“처음에는 재미삼아 몇 번 했는데, 잃고 나니까 본전이라도
찾겠다고 계속했어요. 과외해서 번 돈 날리고...“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뿌리 뽑기는 쉽지 않습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서버를 필리핀이나 중국 등
해외에 두고 있습니다.
지역별 모집책이 각각의 사이트를 운영해
수익금을 중앙에 전달하는 구조여서,
한 사이트가 적발돼 폐쇄되더라도
다른 곳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관계자]
“지인 건달들이 연결이 되서 조직적으로 다단계
형태로 돼 있죠. A라는 사이트를 지워버리면
B나 C,D는 알 수 없죠. 도마뱀처럼 꼬리 자르기죠.“
판돈을 따더라도 수익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영업 자체가 불법인 데다, 거래도 차명을 이용한
대포 통장으로 이뤄져
사이트만 닫으면 추적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말로 잠수탄다고 하죠. 그리고 다른 사이트창을
만들어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의심 신고는
한 해에만 대략 1만 건.
정부가 관련법을 개정해 베팅하는 이들까지
처벌하겠다고 나섰지만 신출귀몰한 운영방식
탓에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채널A뉴스 윤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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