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극심한 봄가뭄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저수지 130 곳 이상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논이 갈라지고 밭 작물이 말라가고 있지만
물을 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가뭄과 함께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김의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옥수수 씨앗을 뿌린 밭입니다.
대부분 싹이 트지 못했습니다.
땅을 파보니 옥수수 씨앗이 그대로,
가뭄에 강한 메밀도 바짝 마를 지경입니다.
“한달동안 비가 오지 않아 이렇게 밭은 말랐고
농작물도 잘 자라지 않고 있습니다.”
고추밭에는 부직포를 깔아 수분 증발 막기에 나섰고
잎에 직접 비료를 뿌려 시들어 있는 작물 살리기에 분주합니다.
배, 사과 등 과수나무는 쓸데없는 가지를 잘라
배출하는 수분을 줄이고 있습니다.
물을 끌어 쓰기 위해 어렵게 구한 양수기는
고장이 나버려 농부의 가슴은 더 타들어 갑니다.
“지금 고장나서 물을 못대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수리를 해와야 되는 입장인데 그렇다고
작물을 죽일 수도 없는 입장이고 물은 계속 퍼야 되는
상황이고 답답하죠. 지금.”
그나마 끌어 쓸 물이라도 있는 곳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전국에 있는 저수지 133곳이 바닥을 들어냈고
저수량이 30%도 안되는 곳은 800개소를 넘었습니다.
충남과 전남 지역이 가장 심각합니다.
극심한 가뭄은 갯벌에서 크는 수산물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영양분이 있는 민물이 갯벌에 공급되지 않아 바지락, 굴 등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개나 굴, 소라 종류도 너무 가물어서 성장이 잘 안돼요.
비가 좀 빨리 와야되는데 너무 가물어서 걱정입니다.”
정부는 저수지 제한급수에 들어갔고 양수기 3천700대,
주민과 공무원 만명을 용수공급에 긴급 투입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저수시설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입니다.
"금년 봄 가뭄이 지속될 경우 수리시설 미설치 된
천수답과 밭의 가뭄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뭄 피해에 철저한 대비를 하지 못한 정부.
비가 오길 기대하며 하늘만 바라보는 처지가 됐습니다.
채널A뉴스 김의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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