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저희 채널A는 대선을 앞두고 이곳저곳
유권자들을 직접 찾아가 민심을 듣고 있습니다.
어제는 택시 기사들의 민심 전해드렸죠.
오늘은 추운 겨울이 누구보다 야속한
저소득층을 찾아갔습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그 곳 민심, 어떨까요.
김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양지바른 햇볕에다 쫘악 길게 학교처럼 집을 지어서."
(그렇게 해주겠다던 대통령 보신 적 있으세요?)
"없지, 내가 대통령 해야지."
"재개발 하겠다고 추진위가 생겨서 오늘까지 온 게 16년이 됐단 말이야,
실천해주기 위한 공약이 아니라 표 얻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아요."
"오늘 하루 백사마을에서 연탄 4500장이 배달됐습니다.
이렇게 연탄을 지원받는 사람들은 전국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무려 15만 가구에 달합니다.
모두 이번 대선에서 한표 한표 투표할 유권자들이죠.
그렇다면 과연 이분들이 원하는 좋은 대통령은 누구일까요."
(어머니 계세요? 이거 갖고 올 겨울 나실 수 있겠어요?)
"아이고 몰라요."
"아유 연탄은 참 고맙죠."
(그런데요?)
"깨끗한 집에서 한번 못 살고 죽을 거 같아요."
(당장 어떤 거 지원받고 싶으세요?)
"쌀 받고 싶어요."
(식사하실 쌀이 부족하세요?)
"부족한 게 아니라 없죠. 진짜 우리가 어느 날 죽어도,
배고파 죽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는 심정을 누가 알까."
마을에도 어느덧 저녁이 찾아왔습니다.
주민들이 대선 후보에게 원하는 건,
당장 올 겨울 날 따뜻한 집, 그리고 쌀 한가마니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박한 바람 마저 점점 체념으로 변하는 게 안타까습니다.
채널A뉴스 김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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