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엄청난 재산을 숨기고
세금을 내지 않은 채
호화판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뭐라 부르면 좋겠습니까?
이런 파렴치한 졸부들이 숨긴 재산
8천여억원이 국세청에 발각됐습니다.
점점 교묘해지고 있는
이들의 재산 숨기기 행각을
류원식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한 지방 병원장의 부인 A 씨는
고급 승용차를 몰며 호화 생활을 하지만
세금 3억 원은 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세무조사를 받게 된 A 씨.
"이게 뭐지? 세무조사통지서?"
"낼 돈이 어딨어. 무조건 피해야지."
"보험사죠? 만기 안 됐어도 괜찮으니까 그냥 다 해지해주세요."
"증권사죠? 주식 다 팔게요."
"은행 예금적금 다 깹니다."
“참, 부동산도 처리해야지.
친구야, 내가 너한테 돈 빌린 걸로 할테니까
내 아파트 저당 좀 잡아주라.“
한 수출회사 대표 B 씨는
있지도 않은 해외 사업장을 통해
수백억 원을 해외로 빼돌렸습니다.
"이 과장, 가짜로 만든 베트남 지점 있잖아.
거기 통해 물건 수출한 걸로 서류 좀 꾸며봐."
이런 사실이 들통나자
자신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받아
빚더미에 앉은 걸로 보이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내 이름으로 산 강남 아파트에 살며
수시로 해외 골프관광을 다녔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A 씨와 B 씨는
국세청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에
숨긴 재산이 들통나
각각 3억 원, 70억 원을 추징당했습니다.
추적팀이 지난 6개월 동안 이같은 고액세금체납자
1천4백 명으로부터 받아낸 체납액만 8천600억 원.
이들은 파산신청을 하고도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거나
배우자나 자녀에게 재산을 넘긴 후
해외 유명 휴양지에서 지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 김연근 /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해외에 재산을 숨겨두고 해외를 빈번하게 드나들며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아직도 7억 원 이상
고액 세금체납자들은 1300여 명,
체납액만 3조1천억 원.
은닉 재산을 두고 벌이는
국세청과 체납자 사이의 숨바꼭질은
점점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류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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