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핵 활동을 중단하면 식량을 주겠다는
북한과 미국의 합의가
곧 실행에 옮겨집니다.
남북 관계는 여전히 얼음장인 데,
북미 관계에는 이렇게 봄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한우신, 성시온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세계식량계획, WFP에 대북 식량지원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로 향했습니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북측 대표와 만났던 킹 특사는
식량 지원 절차와 감시 방법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 대해
합의를 이뤘음을 시사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킹 /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대화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우리는 우려했던 관리에 관한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한 달에 2만 톤씩, 열 두 달에 걸쳐 이뤄질 대북 영양식품 지원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도 이에 화답하듯 진전된 입장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에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핵사찰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상은 또 북·미 간 합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이 계속 취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핵, 미사일 실험 중단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미국 내에서도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녹취: 존 케리 /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제 생각에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바꾸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미국과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죠.”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 달라진 북한과 미국 사이의 분위기,
그 이면에는 각각의 속내가 있습니다.
최근 북·미 사이에 부는 훈풍은
두 나라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입니다.
북한: 체제 안정 + 중국과의 균형
미국: 외교 성과 + 한반도 내 중국 견제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가,
대선을 앞둔 오바마 정부도 외교 성과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더불어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미국도 한반도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오바마 행정부는 재선을 위해 북한의 비핵화라는 외교적 성과가 필요하고, 김정은도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식량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장기간 얼어붙었던 북·미 관계가
이제는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전화녹취: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양자 간의 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화녹취: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여러 채널을 통해서, 식량 지원이든 민간 교류든 지금보다 속도를 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6자회담도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재개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 달이면 한국에서는 총선이,
북한에서는 당대표자회가 끝나는 데다
미국도 오는 11월 대선이 예정돼 있어
가능한 한 서둘러 6자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다만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한국은 주도권을 잃고 끌려다니게 될 것이란 걱정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성시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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