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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영유아까지 ‘사교육 광풍’…보육비 지원 학원만 신났다

2013-01-14 00:00 사회,사회

[앵커멘트]

만 6살 이하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사교육,

강남 등 부유층들이 밀집한 지역에선
그야말로 '광풍' 수준이라고 합니다.

발레를 영어로 배우고,
심지어는 장난감 레고
조립법을 배우는 학원까지
다닌다고 하는데요,

영유아 사교육 현장,
배혜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용인 수지의 한 발레학원.

어린이집을 마친 다섯살짜리 꼬마들이
엄마 손에 이끌려 들어섭니다.

이 발레학원은
수업을 영어로 합니다.

[현장음]
"Stand up! ..."

부모들은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비싼 수강료도 아깝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모 씨/5세 유아 부모]
"미국에 있는 아이비리그 쪽에 명문대 진학하는 게 목표인 것 같고요. 방학이면 스위스로 스키타러 가고 좋은 교육을 계속 받은 아이들이랑 같이 내 아이가 같은 학교 다니면서 경쟁해야 된다는 것이 좀.."

장난감 레고 조립을
가르쳐주는 학원도 생겨났습니다.

수강료는 일주일에 한 시간씩
한 달에 18만 원.

학원 관계자들은
"영유아의 두뇌 발달에 효과적이고
자존감도 높여준다"며
학원 등록을 부추깁니다.

[인터뷰: 레고학원 관계자]
"4세 수업 과정 주제에서 뽑아서 진행을 하는데 조립패턴이 수학적인 접근이예요. 수와 양 매칭되면 비교, 분류, 측정, 높낮이 패턴 이런 주제를 가지고 조립활동을 하는 것이죠."

유치원 학예회를 앞두고
아이돌 댄스를 가르치는 학원은
문전성시입니다.

[현장음]
"손가락 펴고..앞으로 딱!"

[인터뷰: 댄스학원 관계자]
"개인레슨은 얘기를 해주시면 최대 2주 정도는 기다려주셔야 돼요. 두 명이서 하면 회당 10만 원이고요. 1시간20분 정도 수업 진행해요."

정부의 무상보육 지원이 늘어나자
그야말로 '황당 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등
사교육 시장이 기형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생후 6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한
'꼬마 스트레칭' 학원부터
영어요리 학원,
심지어는 줄넘기학원까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학원 종류만 2백 가지가 넘습니다.

[인터뷰: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정부 지원과 더불어 특별활동이 일정 부분 늘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엄마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아이들을 모집해야 되고,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기 때문에…"

사교육 광풍의 또 다른 원인은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

직장맘 이모 씨는
다섯 살짜리 딸이 다른 아이에 비해
뒤쳐질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인터뷰: 이모 씨/5세 유아 부모]
"어린이집 다니는 또래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벌써 만 4세가 아직 안 됐는데 한글 다 떼고 영어도 배우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엄마로서 조바심이 나서 우리 아이 교육을 잘 하고 있는 것인가 걱정이 될 때가 있어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사교육 시장을 줄이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 때 선행학습 규제법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 법이 초중고교 사교육 대책에 맞춰져 있어,
영유아 사교육 광풍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
"영유아 사교육 현상은 거의 아동 인권을 침해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고. 사교육 기관에서 제공되고 있는 선행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까지 포함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탠딩]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 교육에 연습은 없고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조바심을 냅니다.

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사교육.

혹시 아이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가혹한 시간은 아닌지,
먼저 부모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배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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