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리스 국민들은
허리 띠를 계속 졸라매더라도
유로 존에 남는 길을 택했습니다.
(여) 유로 존의 먹구름이 일단 걷혔다는 안도감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남) 하지만 몇시간 전에 문을 연 유럽 증시는
반짝 오름세를 보이다가
혼조세로 돌아섰습니다.
(여) 최악의 불길은 피했지만
곳곳에 도사린 위기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반증입니다.
(남) 성시온, 심정숙 두 기자가
집중 보도하겠습니다.
[리포트]
벼랑끝에 몰린 그리스에서
신민당을 제 1당으로 이끈 안토니스 사마라스 대표.
지지자와 전 세계에서 몰린 취재진
수 백 명에 둘러싸여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듭니다.
구제금융안을 지지해 온 신민당은
2위인 시리자와 3%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벌리며
1위 자리를 굳혔습니다.
[녹취 : 사마라스 / 신민당 대표]
“오늘은 그리스와 유럽에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우리는 국가를 구제하는데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정당들을 초대할 것입니다.”
유로존 잔류냐 탈퇴냐,
긴축 정책 이행이냐, 폐기냐를 놓고
그리스 국민은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유로존에 남는 안정 노선을 택한 겁니다.
[녹취: 타나시 타나시우 / 아테네시민]
“드라크마화로 돌아가지 않고 유로존에 남길 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사마라스가 계획대로 나라를 잘 이끌어 가리라 믿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아테네의 중심, 신타그마 광장입니다.
시민 수백 명이 모여 신민당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신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3위를 차지한 사회당과 연합할 경우
그리스 법상 제 1당에 주어지는 50석을 합쳐
과반의석을 무난히 확보하게 됩니다.
그만큼 연립 정부 구성이 순조로울 전망입니다.
연정 구성 실패나 유로존 탈퇴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입니다.
[스탠드업]
이번 총선을 계기로 그리스 위기는
일단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리스 국민은 이제
갈라졌던 정치권이 힘을 합쳐
위기를 벗어날 해법을 찾아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널에이뉴스 성시온입니다.
그리스발 호재에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올랐습니다.
유로존 위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습니다.
우리 나라를 비롯한 일본과
타이완 증시가 2%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반짝 효과에
그칠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우선, 그리스 내부 사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가
그리스의 분열이 더욱 심화됐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합니다.
어느 한 정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가 없고,
1, 2당의 차이는 3%P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긴축 정책을 전면 반대해 온 시리자는
1차 총선 때보다 10%P 이상을 더 얻어
제 1야당의 자리를 꿰찼습니다.
[녹취; 치프라스 / 시리자 대표]
"우리는 책임감 있는 야당, 싸우는 야당으로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부에) 요구할 겁니다."
세대간, 계층간 차이도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노년층은 신민당, 젊은층은 시리자
부유층은 신민당, 서민층은 시리자를
각각 지지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합니다.
신민당이 기존의 긴축 정책을 지속할 경우
내핍에 시달려 온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질 거로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신민당이 새 정부를 구성해도
유럽연합의 구제 금융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 지도
의문입니다.
신민당은 긴축 규모 삭감 등 구제금융 조건을
일부 재협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유럽연합, 특히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재협상은 없다며 완강한 입장입니다.
[녹취; 김위대 /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양측의 간격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의견 불일치라든지 시장 불안이
2~3주 후부터 다시 재현될 소지가 있습니다. "
이런 요소 때문인지
1% 안팎의 상승세로 출발했던 유럽증시는
장 중반 이후 오름세가 꺾이면서
일부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채널에이뉴스 심정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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