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우리나라에서 한 해 희생되는 실험동물은
400만 마리에 이릅니다.
더 나은 의료를 위해
숨진 동물들의 고마운 넋을
잊어서는 안 되겠죠,
이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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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 위로 하나둘 새하얀 조화가 쌓입니다.
고개 숙인 조문객들의 얼굴에는
깊은 애도가 묻어납니다.
올해 이 연구소에서 고귀한 생명을 마친
만9천45마리의 실험동물들을 위한 위령제입니다.
[임정훈 /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
“고마운 실험동물의 희생에 감사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그 희생을 값지게 하고
동물복지를 고려한 동물실험을 수행하기 위해…”
실험 횟수와 고통을 최소화하겠다는 다짐인
‘3R원칙’을 낭독하고,
정든 동물들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묵념을 합니다.
국내 실험동물 위령제 역사는
100년에 이릅니다.
1906년 수원농림학교 수의학과가 생긴 이래
일제시대를 거치며 여러 학교와 연구소에서
동물들의 넋을 기리는 크고 작은 행사를 이어왔습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연구소와 대학병원에서
이런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최근 한 대학병원은 죽은 동물들의 생전모습과
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방영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동익 / 삼성서울병원 동물실험윤리위원장]
“위령제를 하고나면 연구원들의 오늘과 내일의 모습이
굉장히 달라집니다.
오늘까지는 한 해 동안 조금 무거운 맘으로
동물실험을 했다면 내일은
좀더 밝은 모습으로 할 수 있고요.”
근대 수의학과 우리 고유 제례문화가 결합한
실험동물위령제.
작지만 의미 있는 이 행사는
인간이 자연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사는 존재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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