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6일 북한에선
'북한판 소녀 시대'라는
모란봉 음악단이
파격적인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왠일인지 이 공연 이후
북한 권력층은
떨떠름한 모습입니다.
먼저 박창규 기잡니다.
[리포트]
미국 영화 록키 주제곡이 흐르고,
배경에는 미국 대표 록키가 소련 대표 드라고를
때려 눕히는 장면이 깔립니다.
미래를 위해 배워야만 한다는 가사.
개혁개방 필요성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디즈니 캐릭터들이 등장해
세상은 이미 좁아졌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전하더니.
이어 앨비스 프레슬리의 '마이웨이'가 연주됩니다.
가사 내용은 "내 삶의 방식을 얘기해 줄게. 난 내 방식대로 내 길을 갈거야"입니다.
자본주의 냄새를 풍기는 형식도 파격이지만
내용에도 김정은의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부 당국자는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로 보인다"며 "보수층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게 문화적 감수성인데 이걸 부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 보수층을 향해 기존 체제와 다른
새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겁니다.
"북한 보수층에겐 대단히 경고가 될 수 있는데 낡은 질서를 뒤집어 엎고 새로운 길로 가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실제 공연이 끝난 뒤 젊은 관객들은 웃고 있지만
고위 간부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도 "북한 젊은 층이 환호하고 기득권층은 술렁대고 있다"며 "세대 갈등에 보혁 갈등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북한은 변화로 해석될 법한 일부 징후에도 불구하고 선군정치로 회귀하곤 했다는 점에서 변화를 예단하기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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