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대학나와 제대로 된 일자리 구하기와
하늘의 별 따기,
원래는 비교 대상조차 아니었는 데,
요즘은 하늘의 별 따기가 더 쉽답니다.
사회부 채현식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채 기자! (네...)
졸업하고 군대까지 갔다왔는 데,
백수로 지내며 눈칫 밥을 먹는 젊은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죠?
(채현식) 예, 그렇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얻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11개월로
조사됐는데요, 불과 1년 사이에 1개월이
더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대졸 취업률도 60%에 가까워
10명 가운데 4명은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됐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이 종이뭉치는
그야말로 구직전쟁을 치르고 있는
취업준비생의 자기소개서 인데요,
토익시험 890점에 취미는 권투,
특기는 드럼 연주, 그리고
국제영화제 자원봉사 활동 같은
부족함이 없어보이는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더구나 2~3일에 한번 꼴로 입사원서를
낼 정도로 구직활동도 열심이었지만
직장인이 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김경목 기자가 취업전쟁을
치르고 있는 박장흥씨의 생활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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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1년 반 전 대학을 졸업한
스물 아홉살 박장흥씨.
일요일이지만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이번 달에 본격적인 취업시즌이시작되면서
2~3일에 한 번씩은 서너 장에 달하는
자기소개서를 써야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섯달 동안 집어넣은 입사원서만
쉰 개가 넘습니다.
"다포함해서는 50군데 정도요.
GS칼텍스, GS건설 SK건설이나 대우엔지니어링이나
뭐 또 LG화학 LG전자 삼성 모바일디스플레이..."
그렇지만 면접은 커녕 대부분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습니다.
"스팩을 안쌓고 능력을 안쌓고 뭘했냐 물을수 있는 거기 때문에
졸업자랑 대학생이랑 같은 스팩을 가지고 있으면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채용전형마다 빠지지 않는
영어면접과 프리젠테이션 면접을 대비해.
스터디 2개를 소화하느라
하루가 더욱 짧아졌습니다.
점심도 이동 중에 간단히 해결합니다.
"(혼자먹는 것 어때요?)뭐 이젠 익숙해져가지고요. 괜찮습니다. 아무렇지 않습니다"
스터디 2개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날이 저뭅니다.
"지금도 벌써 해가 다 져가니까요 금방이죠. 눈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네요"
그렇지만 박씨에게도 오랜만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주 수요일에 있는 면접이 최종면접인데요.
4찬데, 좋은 소식이 있을거 같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꼭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다져봅니다.
"자신있어요. 하나 둘 셋 화이팅!"
채널A뉴스 김경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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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장흥 씨,
꼭 취직하기 바랍니다.
채 기자, 요즘은 신입생들도
입학과 동시에 취업 전쟁으로 뛰어든다는 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채현식)
예,대학에 들어가면 잠시 억눌렸던
학업스트레스도 풀고
다양한 경험과 동아리 활동으로
낭만을 즐길 필요도 있는데요,
현실은 정 반대입니다.
요즘 신입생들은 옛날처럼
연극이나 음악 같은 낭만이 있는
동아리보다는
입학과 동시에 취직에 도움이 되는
취업동아리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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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학의 동아리 모집 현장.
신입생들로 붐벼야할 곳이지만
찾는 이들이 없어 한산합니다.
[인터뷰:동아리 관계자]
"이제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어쩔수 없이 생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압박감이 이겨내고자 취업동아리를 많이 찾는거 같아요"
대학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이
5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신입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취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신입생]
"추후입력"
취업이 대학생활의 최대 목표가 되면서
취업동아리나
어학, 공모전 등을 준비하는 동아리들이
신입생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아예 기업이 신입사원 뽑듯
리쿠르팅이라는 제목을 붙여
신입회원을 선발하는 곳도 많습니다.
[인터뷰: 취업동아리 or 학교 관계자]
"추후입력"
진리를 탐구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모색해야할 대학생활이
취업준비학원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이
진리 탐구의 공간인 대학을
취업준비학원으로 변질시키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채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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