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한 달 앞서 대선을 치르는 미국에서는
요즘 한창 대선 TV토론이 뜨겁습니다.
버락 오바마 현직 대통령과 공화당 미트 롬니, 이 두 경쟁자는
한 시간 반 동안 수첩이나 메모지 한 장 없이 불꽃 튀는 논쟁을 이어갔습니다.
매우 공격적인 질문도 서슴지 않고 하는가 하면요,
핵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청중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미리 짜고 하는 거 그런 거 없습니다.
사회자 없이 즉석에서 방청객들의 질문을 받아서 답변하는데요.
수많은 정책과 법률, 각종 수치와 데이터를 빈틈없이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시종일관 창과 방패 아니, 창과 창의 대결을 연출했습니다.
대한민국 유권자들도 대선 TV토론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유권자 절반 이상이 TV토론을 보고 지지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조사결과도 나와있습니다.
선거법상, 선거일 전 120일부터는 후보들을 초청해 횟수에 제한 없이 TV토론을 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이제껏 대선 TV 토론이 열리지 않는 걸까요?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 확정 자체가 너무 늦었는데 정책공약은 언제 만들겠습니까.
대선 두 달 남았는데, 유권자들은 대체 무엇을 보고 투표해야 하나요.
박근혜 후보 측은 현재 양자 구도가 아니면 토론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불러주지 않아서 못할 뿐이다, 라고 합니다만, 정말 그렇습니까? 세 후보가 앞 다퉈 나란히 행사장마다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데요.
사진 찍고 악수하는 유세 활동이 TV토론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신 겁니까?
혹, 일부러 피하십니까?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공약만 봐도 누구 정책인지 알 수 있는 미국의 대선 경쟁이 부럽게 느껴집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우리 후보들의 열띤 토론 언제나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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