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타임머신을 타고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이발소가 있습니다.
3대에 걸쳐 이발을 하고,
50년 단골손님이 아직도 찾는 이발소를
강은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사각사각 가위질 소리.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도
잔잔히 퍼지고,
익숙한 손길에
이발을 마치고 면도를 받는 손님은
슬그머니 잠이 듭니다.
55년째 한 곳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지덕용씨.
지씨에게 이발소는
지나온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인생 자쳅니다.
[인터뷰 : 지덕용 /이발사]
“아파서 한 열흘 문 닫았다가도 손님들 때문에
웬만하면 진통제를 먹고라도 몇 번씩 왔다 가시니까.
멀리서 오셨다가 허탕 치면 참 내 마음이 안 좋거든요.”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 3대가 이용하는
문화이용원의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6.25전쟁 전부터 손님옷을 보관하던 옷장은
아직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미용사 자격증에도 세월이
칠해져 있습니다.
[인터뷰 : 배선표 / 서울 혜화동]
“이 아저씨하고는 인연이 많았지. (어떤 인연이...)
머리를 잘 깎으니까 인연이지 딴 거 있나”
지씨는 정든 단골 손님들의 발길이
하나 둘 끊길 때가 가장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 지덕용 / ‘문화이용원’ 이발사]
“한 손님 한 손님 세상을 떠나는 게 그게 안타깝죠.
연세 드신 분이 많으시니까.
오시다 안 오시면 궁금해지고 오실 때가 됐는데.”
채널A 뉴스 강은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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