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수십년 간 꼬이고 얽힌 감정의 실타래가
한번의 사과와 머리숙임으로 다 풀리겠습니까?
박 후보의 사과를 지켜본 피해자와 유족들은
냉담했습니다.
대선 경쟁자들은 모두 환영했지만,
미묘한 온도 차가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이원주 기잡니다.
[리포트]
인혁당 사건에 휘말려
고문을 당한 뒤 교도소에서 8년을 복역한 김종대 씨.
지금도 38년 전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민청학련 학생들과 알고 지낸다는 이유로 끌고가
모진 고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김종대 / 인혁당 사건 피해자]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서 (고문을) 하는데
담뱃불을 내 다리에 지져요.”
김 씨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고 장준하 선생의 아들은
기자회견을 보고 오히려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장호권 /고 장준하 선생 아들]
"기자회견 내용을 보게 되면은 정말 역사 인식이 솔직히 말해 형편없구나 생각했습니다. 국민에게는 진정성이 전혀 와 닿지 않았습니다."
다른 피해자들도 냉담하긴 마찬가집니다.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은
트위터에 진심을 느낄 수 없다고 했고,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유인태 민주당 의원은
여론에 등 떠밀린 사과라고 비판했습니다.
[인터뷰 : 유인태 / 민주통합당 의원 ]
“박근혜 씨가 오늘 저렇게까지 하지 않을 수 없게 한 우리 국민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문재인 안철수 두 대선 후보는 환영했습니다.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아주 힘든 일이었을텐데 아주 참 잘하셨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 안철수 / 대선 후보]
"정말 어려운 결단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박 후보가
인혁당을 민혁당으로 잘못 말한 것을 두고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공세를 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원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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