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우리 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얼마나 될까요?
무려 50만명입니다.
요즘은 이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못할 공장이 아주 많습니다.
이젠 적잖은 건설 현장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저희 채널 A 기자가
직접 이들과 함께 일을 하고 왔습니다.
신재웅 기자!
-예.
신 기자가 다녀온 현장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얼마나 있습니까?
[기자]
네, 제가 갔다 온 곳은
경기도 평택의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건설현장인데요,
이곳은
전체 인력의 30% 정도가
외국인 노동자였습니다.
현장 화면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리포트]
제가 현장에 갔다온 날이 어제였는데요,
3월이긴 하지만 바람이 제법 쌀쌀하게 부는 추운 날씨였습니다.
지하 현장으로 내려가다보니
머리를 부딪히지 말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는데요,
한글뿐 아니라 태국어와 베트남어까지 같이 적혀 있었습니다.
화면에 나온 노동자는 한국 생활 5년째인
태국인 '타위치'씨 인데요,
한국어도 의사 소통에 거의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태국에서 전기기술자였던
타위치 씨는 이곳에서 전기배전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처럼 배전이나 나무자르기 같은
비교적 단순한 반복 업무를 주로 맡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업무는 의사소통에 약간의
착오만 있어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야간 작업을
이들이 떠맡고 있습니다.
[배영호 /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9공구 건설현장 소장]
"야간 연장작업이라든지 그런 부분을 외국인 근로자가
메워주고 있어요."
이곳에는
태국, 베트남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가 20명이 넘는데요,
전체 현장 인력의 30%정돕니다.
현장 관계자는 공사가 더 커지면
40%도 넘을걸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문제는 날씨였습니다.
타위치씨는 한국의 겨울을 5번째 겪지만 아직도 힘들다고 하더군요.
[타위치 사무손 / 태국인 노동자]
"(태국에서는) 5도만 내려가도 추운데, 여기서는 영하 13도까지 내려가요. 많이 추워요."
고향에 있는 가족 생각도 한국 생활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더 간절해지는데요,
베트남 출신 또띤 퐁 씨도
숙소에서 짬만 나면 가족 사진을
꺼내들었습니다.
[또띤 퐁 / 베트남인 노동자]
"(하루에 몇번 정도 전화해요?) 밤에 인터넷으로 해요."
한국의 발달한 인터넷 덕분에
화상채팅으로 가족 얼굴을 자주 보는 것이
그나마 큰 위안이라고 하더군요.
[또띤 퐁 / 베트남인 노동자]
"베트남에서 버스 운전하고 싶어요. 자동차 사서, 베트남
운전면허증 있어요."
퐁 씨가 하는 일은
흙막이용
각목을 자르는 일인데
하루에 400개 정도를 처리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
처음엔 너무 매워 엄두를 못내던
닭볶음탕도 별미가 됐고
김치 없이는 식사를 못할 정도가 됐습니다.
건설현장 근처의 수퍼마켓.
나라별로 식재료나 향신료 등을
전시해 놓고 있었습니다.
평택 시내에만 이런 슈퍼마켓이
수십개에 이릅니다.
타향살이를 묵묵히 견디는 모습이
70, 80년대 중동으로 나간 우리나라
근로자들을 연상하게 했는데요.
한국을 잠시 방문한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한국 산업 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족으로 대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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