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과를 가지고 있는 이 민족 반역자가
대한민국 국군 지도자로 설 수 있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민주당 소속의 서른한 살 신참내기 국회의원이
민족 반역자요, 부끄럽다고 말한 당사자는 다름 아닌, 6·25 영웅 백선엽 장군입니다.
백선엽 장군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만주국 육군군관학교를 졸업하고
간도특설대 소위로 임관했습니다. 백 장군은 회고록에서,
당시 독립군 토벌보다는 중공 팔로군을 격퇴하는 임무를 주로 맡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이기 때문에
이이제이(以夷制夷)를 내세운 일본의 책략에 완전히 빠져든 형국이었다.”
이렇게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나이 갓 스물을 조금 넘겼을 때의 일입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 맞은 6·25전쟁에서 백 장군은 우리 군을 이끌고
낙동강 방어선, 칠곡 다부동 전투, 38선 돌파와 평양 입성, 서울 탈환 등
주요 전투마다 혁혁한 공을 세우며 최선봉에서 섰고,
마침내 그의 공로가 인정되어 서른 둘 나이에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됩니다.
군의 훈련체계를 개혁하고, 보급체계를 개편하는 등 우리군의 현대화를 이끈 백 장군은, 우리보다 미군에서 더 알아주는 전쟁 영웅이기도 합니다.
백선엽 장군이 젊은 날 혹 역사 앞에 잘못된 과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평생에 걸쳐 이 나라에 헌신하는 것으로
그 과를 열배 천배 갚고 남음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제복 입은 이 나라의 애국자들에게 지나간 과를 들추어
그들이 평생 조국에 바친 충성과 헌신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짓밟는 것이야 말로
또 다른 과가 아닐는지요.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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