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베이비 박스라고 아십니까?
아기를 직접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 부모들이
아기를 버리는 대신
맡기고 가라고
한 종교단체가 만들어놓은 공간인데요,
그런데 최근 법이 바뀌면서
이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는 엄마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백미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난곡동의 베이비 박스.
지난 8월 이전에는 아기들이 한 달에
서 너 명정도 맡겨졌지만
요즘은 한달에 10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미혼모들이 남긴 편지에는
바뀐 법 때문에 입양을 포기했다는
사연이 담겨있습니다.
'호적에 아기를 올려야 한다는 말에
너무 무섭고 그럴 수가 없어
이렇게 아기를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가 너무 예쁘게 생긴 우리 아가
평생 생각하며 속죄하며 살게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인터뷰: 이종락 목사]
“예전에는 전화상담이 한달에 두 세 건,
지금은 8월달 이후에는
거의 하루에 한두건 정도 오니까 굉장히 많죠.”
지난 8월 친엄마가 출생신고를 해야만
입양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아기의 미래를 위해
입양절차가 엄격해진 건데
미혼모들에겐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16살 미혼모]
“(고등)학교 지원서도 써야돼는 데
그게(기록이) 남잖아요.
학교에서 안받아주면 어떡하나 해서...
일(입양절차)을 빨리 처리 안하면
입양을 못가고 계속 그게(기록이) 남으니까“
[인터뷰: 21살 미혼모]
“아기를 딱히 맡길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일을 하지 못하면 먹고 사는 것도 문제가 되고.. 여기(미혼모쉼터) 나가면 어떻게 살지
어디서 살지 그게 제일 걱정돼요.“
입양절차가 엄격해지면서
미혼모들이 입양기관에 아기를 맡기는 수는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입양 증가가 우려됩니다.
[인터뷰: 정미령/ 생명누리의집 원장]
"사적인 방법을 통해서 하면
검증되지 않은 양부모에게 가는 부분도 있고
내지는 인신매매 말도 나오더라고요.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어린 미혼모들이 아기를 스스로 키울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절실합니다.
채널A 뉴스 백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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