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빨리 찾아온 여름 더위가
기세도 무섭습니다.
이런 무더위가
누구보다 힘겨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여름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쪽방촌 주민들을
정민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좁디좁은 쪽방.
박창경 할아버지는
차라리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몸이 아파
그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폭염에
두 번이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박창경/서울 영등포동]
"(여름보다 겨울이 차라리 나으신 거에요?)
겨울이 나아, 겨울엔 쓰러질 일이 없어.
덥잖아. 혈압이 올라오는데 그냥 쓰러지지."
8년째
종로 쪽방촌에
살고 있는 노무언 할아버지.
그나마 있는 선풍기가 고장났는데,
수리비 때문에
고칠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노무언/서울 돈의동]
"고장난 지가 한 3개월 돼요...
소리가 막 시끄럽다고 옆방에서 해서 켜지를 못해요..."
한여름 쪽방촌은
말그대로 찜통.
찬물로
머리며 팔다리를
씻어보지만 그 때뿐,
가만 있어도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해집니다.
[인터뷰:박복례/서울 영등포동]
"저녁에도 막 몸부림치고 자다가 아침에야 좀 자고..."
오후 3시 쪽방의 실내 온도는 32.8도.
땡볕 아래 서 있는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스탠드업:정민지 기자]
낮동안 뜨거워진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여서
이곳 주민들은
밤에도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평균 습도도 높아
여름철 질병 위험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습니다.
쪽방촌 주민은
서울에만 3천2백여 명.
올해도
하루하루
폭염과 사투를 벌이며
외롭고 힘들게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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