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남)'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의를 이겼다'는 옛 말이 있죠.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가 여야 대선 후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여) 안철수 전 후보 지지층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정책도 소신도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있습니다.
이종식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10월23일. 정치신인 안철수 전 대선 후보는
국회의원 정수 감축과 중앙당 폐지를 골자로 한
정치개혁안을 제시했습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10월23일 인하대 강연]
“의원 수 100명을 줄인다고 쳐보죠. 1년에 500억에서 1000억 정도 절약된다.”
이튿날 박근혜, 문재인 캠프는 모두
안 전 후보가 정치 불신에 편승해 인기영합주의 정책을
내놓았다고 깎아 내렸습니다.
[김무성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10월24일]
“쇄신안 제시했지만 실효성 없는 비현실적 사고에 젖어 있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10월24일]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저는 선뜻 찬성하기 어렵다. 바람직한 것인지도”
대선이 2주도 안 남았는데 느닷없이
새누리당은 어제 국회의원 정수 감축안을 전격 제안했고
민주당도 즉각 받아들였습니다.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층 확보가 대선 승리의 열쇠가 되자
여야 모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입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어제]
“안철수 전 후보도 이것과 관련해 관심이 있는 것 같고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어제]
“의원정수 축소조정, 중앙당 권한과 기구축소 등을 제가 책임지고 실천하겠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이 실현 가능성에 대해 캐묻자
새누리당은 대선 전엔 힘들다고 하고
민주당은 선거구 획정 등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한 발 뺐습니다.
[노동일 경희대 법대 교수]
“국회 없애고 정당 없애고 그럼 정치혐오증은 없앨지 몰라도 정치 담당하는 세력 길러내는 건 역행하는 겁니다. 어떻게 하면 현실화 시킬 수 있다 라든가 구체적인 이야길 해야죠.
여야가 대선 승리를 위해 신념과 원칙도 없이
'안철수표 정책'을 베끼면서
정치 불신과 혐오는 오히려 더욱 커질 것이란
지적입니다.
채널A뉴스 이종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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