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그리스와 스페인으로부터 나오는
안좋은 소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 은행 28곳의 신용 등급을
많게는 4단계나 끌어내렸는데요.
살인적인 실업률에 고통받는 현지인들을
성시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33살 주부 소니아씨.
남편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영국으로 떠났고
자신도 지난해 12월 직장을 잃었습니다.
매년 이 맘 때쯤 정부가 제공하던
아이들 급식과 교과서 지원금 소식도 끊겼습니다.
[소니아 / 주부]
“일자리 찾는 건 더 어려워지고
아이들 교육비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차라리 유로존 통합 이전이 살기가 좋았어요.
돌아가고 싶어요.”
소니아씨가 취업센터 외에 매일 들르는 곳은
무료 급식소.
집에서 1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지만
아이들 저녁을 위해 잊지 않고 찾습니다.
[소니아 / 주부]
“오늘은 샐러드와 닭고기, 요구르트와 오렌지를 받았어요. 기쁩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수녀는
최근 들어 소니아 같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합니다.
카르멘 / 무료급식소 운영
“최근 들어 스페인 사람이나 가족이
확연히 늘어난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예전에는 이민자와 스페인인의 비율이
70대 30 이었다면 지금은 60대 40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청년 실업률이 높은 점을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로 꼽습니다.
페데리코 스타인버그 / 왕립 엘카노연구소 선임연구원
“청년 실업률이 50%가 넘는다는 점은 치명적 문제입니다.
학교 졸업 후 첫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실업 상태가 유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로존 최고 실업률 청년 중 절반이 백수인 상황,
이런 현상은 스페인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스도 같은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실업자와 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가족을 위한 휴식 장소이던 꾸문두르 공원은
험악한 분위기로 변했습니다.
후미진 곳에서 마약에 손을 대는 모습도 눈에 띱니다.
넘쳐나는 실업자에 치안까지 악화되면서
실업 문제 해결은 새 정부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타나시스 카케세리스 / 공장 노동자
“공장이 문닫기 전 사람들은 무보수 휴가 처리되었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그냥 해고해 달라고 해요.
그래야 새 일자리라도 구하니까요.”
유로존 재정위기의 뇌관 그리스와 스페인.
구제금융을 달라고 손을 벌렸지만
살인적으로 높은 실업률의 터널에서
언제쯤 빠져나올 수 있을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널A 뉴스 성시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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