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오늘 서울의 한 초등 학교에서
아주 뜻깊은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사회를 향한
꼴찌들의 질주가 빛났습니다.
강버들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잔뜩 긴장한 채 출발선에 선 학생들.
달리기 선수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지만
마음만은 선수 못지 않습니다.
(탕!)
힘차게 질주하는 학생들.
금새 힘이 풀린 다리는 휘청이고,
헐떡이는 숨은 턱까지 차오르지만
모처럼 순위에 든 기쁨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같습니다.
[인터뷰:김현빈/서울 영서초 6학년]
"(몇 등했어요?)
"3등이요."
"(기분이 어때요)"
"날아갈 것 같아요"
(그 전에 달리기 경주 나와 본 적 있어요?)
"아니요."
오늘 달리기 대회에는
체력평가 3, 4, 5등급 학생들 3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평소 흥미가 없거나 신체적인 이유로
운동을 못하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등수안에 든 학생들은 평소 겪어보지 못한
경험에 자신감을 얻습니다.
(뛰어보니까 어떤 느낌이에요?)
"재밌고 좋은 결과 나오니까 기분 좋아요."
또 꼴찌를 한 학생들도 다른 아이들과
큰 차이없이 달릴 수 있었다는
만족감을 느낌니다.
[인터뷰:최정태/서울 당산초 6학년]
"(꼴등해서 어떡해요?) 괜찮아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 있으면 또 뛰어보고 싶어요?)
"아니요. 너무 힘들어요."
빠르지는 않지만 주눅들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운동회.
낙오되면 안 된다는 경쟁의식만
심어주던 우리 교육에
따뜻한 봄바람이 스친 한 마당이었습니다.
채널에이 뉴스 강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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