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스포츠를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합니다.
그런데 각본을 미리 짜놓고
경기하다 들통난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배드민턴입니다.

메달만 쫓다보니 스포츠맨십은
안중에도 없었고
돌아온 건 망신과 징계뿐이었습니다.

윤승옥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 달 국내에서 열린
배드민턴 대회.

서브 하나에 신중을 다하고,
강력한 스매싱이 이어지지만,
이를 또 멋지게 받아 넘깁니다.

관중들은 혼신을 다하는 모습에
환호성을 보냅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올림픽 배트민턴 여자 복식 예선전은
엉성하기만 합니다.

서브는 툭하면 네트에 걸리고,
공을 받는 선수는 뛰지도 않습니다.

게임에 진 중국 선수는
오히려 좋아합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집니다.

이렇게 '져주기'를 시도한 이유는
다음 경기에서 자국 선수와
맞붙는 걸 피하거나 더 약한 상대를
고르기 위해섭니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은
지면 무조건 떨어지는
토너먼트 방식이었지만,

런던올림픽은 조별 리그 형식으로
A조 1위와 B조 2위가 맞붙는 형태입니다.

어느 정도 승부 조절이 가능한
리그제의 단점이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난 겁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세 나라의 관련 선수
8명을 모두 실격 처리했습니다.

IOC는 추가 징계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인터뷰 : 자크 로게 / IOC 위원장]
"우선 해당국가의 대응 수위를 지켜본 뒤,
IOC차원의 별도 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고의 패배의 장본인 중국 선수는
은퇴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인터뷰 : 유양 / 배드민턴 중국 대표]
"올림픽 정신을 지키지 못해 관중에게 미안하고,
배드민턴 연맹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국 탓만 하며
IOC에 제소했다 기각당해
또 한번 국제적 망신을 당했습니다.

채널A뉴스 윤승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