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어릴 때 당한 성 폭행 경험은 평생 동안
피해자의 마음과 몸을 갈가리 찢고 괴롭힙니다.
우리 나라 연구진이
그런 고통스런 기억만을 골라서 지우는 연구에
매우 중요한 디딤돌을 놨습니다.
이어서 이원주 기잡니다.
[리포트]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경험을 하거나 목격한 사람은
그 기억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됩니다.
이런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에
국내 연구진이 한 걸음을 더 내딛었습니다.
바다달팽이의 꼬리에 자극을 준 뒤 고통에 반응하는 실험을 통해
아픈 기억이 어떻게 특정 부위에 저장되고 재생되는지를 밝혀냈습니다.
서울대 연구팀은 고통스런 기억들이 감각신경세포와
운동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라는 부분에 저장됐다가
같은 곳에서 다시 기억으로 재생산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해당 기억이 저장된 시냅스만 찾는다면
특정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지 않도록 하거나
생각나지 않는 기억을 다시 떠올리도록 하는 것도
가능해 질 수 있다는 겁니다.
[곽철정 /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과학적인 이해가 깊어지면 기억을 제어하는 게 더 수월해진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생쥐같은 복잡한 뇌 구조를 가진 동물에 대해서도
기억장소를 찾고 제어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이원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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