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법이나 제도를 만들기 전에
여러 의견을 두루 듣는 자리가 바로 공청횝니다.
그런데 정부가 마련한 공청회장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연 매출액 수십 조에 이르는 공룡같은 통신 회사들이
아귀다툼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김용석 기잡니다.
[리포트]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고성이 오갑니다.
[현장음]
방통위가 일방적으로 SK 쪽 편을 드는 거 아닙니까.
앉으세요.
그럼 집에 들어가세요.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 패널의 자격을 놓고도 시비를 겁니다.
[현장음]
시간도 없는데 발표를 하시면 안 되지 않습니까?
마이크 놓으세요.
[브릿지]
공청회는 KT가 전국에 보유한 통신설비 중에 SK, LG 등 경쟁사가 빌려 쓸 수 있는 범위를 정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흥분한 청중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 협력업체의 관계자들.
[인터뷰/통신업계 관계자]
협력업체 회원사들 특히 **협력업체 회원사들
자발적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동원되지 않았나
자기 회사의 입장만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인 공청회는 결국 몸싸움으로 번지며 파행됐습니다.
2009년 KT와 KTF 합병으로 매출 19조 원의 공룡 통신사업자가 출범하자,
방통위는 KT의 전신주와 지하 통신관로를 경쟁사에 제공하라는 합병 조건을 부과했습니다.
경쟁사보다 설비를 훨씬 많이 가지고 있는
KT의 시장 독점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KT는 각 가정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꼭 이용해야 하는 이 설비를 1% 밖에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KT 김기영 팀장]
원래 소유하는 자가 먼저 사용할 여건을 만들어 놓고 그 다음에 빌려주는 게 맞는 것이지
[SK브로드밴드 심관식 팀장]
KT 얘기는 다 들어줬고, 이용사업자가 주장했던 객관적 자료는 하나도 반영이 안됐습니다.
시장을 많이 차지하겠다는 공룡들 치고받기에 소비자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는 공청회장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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