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현금자동입출금기, ATM에 관한 비밀 하나,
단독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시중 은행들이
ATM 부스의 천장,
그러니까, 고객 머리 바로 위에 CCTV를 설치해 놓고
계좌번호, 잔액은 물론이고요. 비밀번호까지
무단으로 촬영하고 있는 사실이
채널A의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요. 이 영상을
은행이 아니라 외주 민간 업체들이 관리하고 있어서
유출, 그리고 해킹의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인구 대비, 우리나라에 ATM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설치돼
있다는데, 걱정입니다.
이종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금입출금기 앞에 서면
정면에 설치된 CCTV로
상반신이 찍힌다는 사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은밀히 훔쳐보는
또 다른 눈이 있습니다.
고객의 계좌번호와 잔액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더 황당한 건
비밀번호 4자리를 찍는 모습까지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입니다.
경찰관계자는 "이정도 정보만 확보하면
신분증을 위조한 뒤 잔액을 쉽게 인출해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곳은 국내에 지점이 가장 많은 농협입니다.
거의 모든 은행들이 이처럼 고객들 모르게
천장형 CCTV를 설치해 놓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확인한 뒤 은행에 영상을 요청했지만
실패해 한 국회의원실을 통해 어렵게 입수했습니다.
은행들은 왜 이곳에 CCTV를 설치해놨을까요.
[인터뷰 : ○○은행 관계자]
"위에서 천정에서 내려보는 것(CCTV)은
거래를 하는지 안하는지 구분하기 위해서…
저희 은행은 다 달려 있어요."
문제는 이 CCTV 영상을 은행이 아닌
민간 보안업체들이 관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 ○○은행 보안팀장]
“외부업체에서 할 수 밖에 없죠.
○○은행에서 CCTV를 제조하거나 공사를 할 수 없으니까.”
일부 은행들은 ATM의 화면 부분은
보이지 않게 녹화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영상 관리 업체들은
개인 정보가 담긴 영상을 그대로
저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CCTV 영상 관리 업체 관계자]
“화면에 표출할 때 안보이게 할 뿐이지
따로 저장은 다 하고 있습니다.
저장을 한다는 것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접속을 해서 그 영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국내 은행에 보급된 ATM은 5만1천여개로,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채널A뉴스 이종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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