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여)인수위에서
철저한 보안교육이 진행된다는 소식
방금 전해드렸는데요
(남)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유난한 보안지침에 대해서
류병수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인수위에서는> 세번째 시간입니다.
출연> 류병수 기자
Q. 가벼운 이야기부터 한번 해보죠.
인수위원회에 오늘 '귤 아저씨'가 등장했다는데 무슨 이야기죠?
네. 당연히 귤을 파는 아저씨는 아니구요.
인수위원회의 보안 지침이 얼마나 철저한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에피소드입니다.
인수위가 출범하면서 기자들이 한 마디라도 들으려고
소위 '뻗치기' 라는 용어를 저희들끼리 쓰는데
아침 7시 전후부터 시간시간마다 인수위 건물 앞을 지키고 있거든요.
정말 춥습니다. 오늘이 영하 15도인데 바람까지 부니까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가 넘죠.
그런데 오늘 오전에 한 아저씨가 기자들에게 다가오더니 ‘추운데 고생들한다’ 면서 한 열명 정도의 기자들에게 귤을 하나씩 나눠 준 겁니다.
귤을 받아든 기자들은 당연히 인수위 실무자나, 금융연수원 직원이라고 생각을 하고 감사하다고 했죠.
혹시하는 마음에 귤을 주신 그 분에세 ‘누구시냐’ 고 몇 번이나 물었는데, 그 귤아저씨는 ‘비밀입니다’ 라고 하더니 인수위 건물안으로 쑥 들어가버렸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귤 아저씨가 다름아닌 경제 1분과 인수위원인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그렇게 애타게 찾아 헤매던 인수위원인 것입니다.
보통 인수위원 프로필 사진을 들고 이사람 저사람 퍼즐 맞추듯이 하는데, 이 분 사진이 조금 오래전 사진이었던 거죠.
또 보통 인수위원들이나 공무원인 전문위원들은 정장 차림으로 출근을 하잖아요?
그런데 이분은 현직 교수이시니까 매우 캐주얼한 옷을 입고 오셔서 당연이 인수위원이라는 생각을 못한 거죠.
인수위의 보안 지침 강화가 매일매일 이런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Q.인수위원들의 철통 보안 바람이 비서실로도 옮겨 붙었다는데, 더 엄격하다면서요.
네.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보안 지침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 비서실은 더한 모양입니다.
제가 잘 아는 한 분이 지금 비서실에 가셨거든요.
그런데 그 분은 출근 직후 바로 투명인간이 되셨습니다.
사실 어제 비서실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거든요.
그전날 밤까지도 인수위 관련 이야기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도 전화로 나누고 약속까지 잡았었던 분이 있는데,
출근 하자마자 전화가 딱 끊힌 겁니다.
전화를 안 받아요.
그래서 무슨일이 생겼나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니
"보안 지침이 세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아달라. 부탁한다" 고 왔습니다.
매우 당황했습니다.
아 이 정도이구나.
Q. 그럼 왜 이렇게 당선인 비서실에 대한 보안 지침이 엄격해진것일까요?
간단합니다.
인수위원회나 비서실의 업무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수위원회는 정책과 공약 담당이고,
비서실은 당선인의 개인 사생활과 가장 중요한 인사 검증 관련 업무를 봅니다.
특히 새정부 첫 국무총리나 장관 청와대 비서진 등 집권 5년을 이끌어 갈
핵심 인물들의 하마평이 나올 수 있는 곳입니다.
비서실에서 흘러 나오는 이야기는 무조건 큰 반향을 일으킨다는 이야긴데요. 그런만큼 각별한 입조심을 시키는 것입니다.
또 인수위원회의 업무나 진행과정이 비서실을 통해 당선인에게 보고되기 때문에 모든 정보가 모이는 핵심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Q.자녀의 결혼도 알리지 못하는 인수위 고위 관계자가 있다는 데 사연을 좀 들여주시죠.
네 참 조심스러운 이야기인데.
제가 인수위원회 최고위직 한분과 오늘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개인적으로 오랜 인연이 있어서 축하 인사차 만났습니다.
그런데 하소연을 하시더라구요.
큰 자녀가 첫 결혼은 조만간 하는데, 이를 개혼이라고 하죠.
그런데 본인이 예상치 못하게 고위직에 임명되면서 문제가 생긴 겁니다.
많은 사람이 올까봐 안 그래도 친척과 지인들에게 200명 정도만 청첩을 돌렸는데,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올까봐 걱정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예식장도 고급 예식장에서 아주 검소한 장소로 옮기고, 결국은 축의금을 받지않기로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보통 사회 생활을 30년 정도 하면 참 여러 곳에 축의금 부의금 많이 내지 않습니까
이걸 다 포기한 겁니다.
혹시라도 에상밖의 손님이 몰려 잡음이 생긴다면 정권 출범 전에 여러 문제가 될 것으로 걱정을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평생에 단 한번뿐인 자녀의 결혼식을 이렇게 자녀 뜻대로 해주지못하는 부분에 대해 큰 미안함이 있다면서
가족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사돈 되는 분들에게도 죄송함이 크다고 말씀하십니다.
제게도 축하한다고 결혼식장에 안 오는 것이 나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자녀의 결혼도 어떻게 보면 보안을 해야 하는 진풍경인 셈인데, 이렇게 박 당선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인사들도 있다는 것은 좀 긍정적인 면이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인수위 <오늘의 한컷> , 어떤 장면을 선정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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