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대학로의 대표적인 소극장이죠,
학전 그린이 오늘로 문을 닫습니다.
많은 이들의 추억이 서렸던 곳인데,
이제 기억 속에만 남게 됐습니다.
박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노숙인이 삶을 구걸하는 지하철.
남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 실직자.
단속반과 실랑이를 벌이는 곰보 할매의 포장마차.
연변 처녀가 바라본 우리의 모습을 그린
장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입니다.
15년 동안 4천 회 공연되는 사이
78만명이 고단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보며 울고 웃었습니다.
이 뮤지컬이 공연됐던 학전 그린 소극장이 오늘 공연을 마지막으로
개관 18년 만에 문을 닫습니다.
[배해선 / 뮤지컬 배우]
"뮤지컬 데뷔 무대를 '그린'에서 갖게 됐어요 그래서 어찌보면 그 누구보다 감회가 남다르고요."
180석 규모의 '학전 그린'은 1996년 문을 열었습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소외계층의 고단한 서울살이를 담은 뮤지컬 '빨래'도 여기서 장기 공연을 이어왔습니다.
학전이 문을 닫게 된 건 최근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용도 변경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엔 중소기업 사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윤진상 / 극단 학전 공연부 팀장]
"스탭들도 같이 그런 공연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다음 공연을 할 수 없는 게 제일 큰 아쉬운 점인 것 같습니다."
불편한 좌석에 허름한 무대였지만 위로와 감동을 전달했던 학전 그린 소극장.
대학로 대표 소극장에 얽힌 많은 이들의 이야기들은
이제 추억 속에서만 떠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박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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