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남한에 정착한 지 6년 만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탈북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의 삶에는
6·25가 빚어낸 우리 민족의 비극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그녀가 서울에 남기고 간 수기를
성동기 기자가 읽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박인숙 / 2006년 국내정착 후 지난 5월 재입북]
"남조선 괴뢰 놈들의 간계에 넘어가서 조국을 배반하고
정다운 이웃과 형제 친척을 모두 배반하고..."
탈북 6년 만에 스스로 북한으로 돌아간 박 씨
박 씨는 왜 재입북을 선택했을까?
그녀가 서울에서 직접 쓴 일깁니다.
[성우 대독]
" 너에게 죄지은 나를 용서하라. 사실 널 공부시키려고
중국에 와서 아버지 만나 돈 해결하려 한 것이
내가 그만 이성을 잃고 넘어왔다"
박 씨는 6.25 때 생이별했던 아버지를 만나러 왔지만
아버지는 20일 만에 숨을 거뒀고
홀로 힘들게 남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북에 남기고 온 아들 때문에
재입북을 결심했습니다.
자신의 탈북 때문에 아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전언이 마음을 흔든 겁니다.
박 씨의 수기에는
2005년 탈북 실패 때 겪었던 고초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성우 대독]
"두 명씩 족쇄로 묶어 차에 태웠다.
무슨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기에
남의 나라에 와 수모를 겪다가 이 모양이 되었는가"
강제북송 후 찌는 듯한 여름 날,
6평 남짓한 좁은 감방 안에서
다른 재소자 20여 명과 함께 배고픔을 참아야 했습니다.
아버지를 찾아 탈북했고
아들을 위해 재입북한 뒤 체제선전 도구로 전락한 박 씨의 기구한 인생.
60여 년 분단이 빚어낸 민족의 비극입니다.
채널에이뉴스 성동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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