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해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혁명은
거대한 물결이 되어 중동과 아프리카를 휩쓸었습니다.
튀니지의 나라 꽃인 재스민을 딴
이른바 재스민 혁명인데요.
하지만 유독 시리아에는
이 재스민이 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국제 사회의 주저와 무관심 속에
무려 만 명 이상이 피를 뿌리며 스러졌습니다.
유덕영, 김나리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랍의 민주화 물결을 타고
시리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건 지난해 3월.
시리아 남부의 작은 도시
다라였습니다.
시위대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아사드 정권은 무력 진압으로 맞섰습니다.
[효과:총소리, 대포소리] -2초
이런 유혈진압이 벌써 1년째.
반정부 시위 거점 도시의 주민들은
언제 폭격을 받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효과-울먹이며 말하는 시리아 여성]
[녹취: 홈스 주민] -9초
“우리 아이들은 전쟁 난민이 됐고, 울고 있어요. 폭탄이 곧 여길 덮칠 거에요.”
Our children are displaced and crying. The bombs are coming down like this, "woo".
날마다 수십 명씩 목숨을 잃으면서
사망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시리아인권네트워크 집계 결과 희생자는
무려 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부상자 수도 9천2백 명에 달합니다.
구호의 손길이 닿지 않는 위험 지역에서
전기와 음식,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시리아인이
250만 명에 이르고,
레바논과 터키 등 인근 국가로 떠나는 피난민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녹취: 발레리 아모스 /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국장] -11초
“파괴된 도시를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부서지지 않은 건물이 없었고, 중화기와 탱크의 흔적이 명백했습니다.”
"I was horrified by the destruction I saw. No building was untouched, and the was clear evidence of the use of heavy artillery and tanks.
중화기로 무장한 30만 정부군에 맞서는
반정부 부대원들은 고작 2만 명.
절대 열세에 있는 반정부 단체가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강대국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참혹한 유혈사태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유덕영입니다.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연합은 이미 다섯 달 전부터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리아가 고개를 숙이지 않자
추가 제재로 더 목을 조일 작정입니다.
[녹취: 빌리 쇠븐달/ 덴마크 외무장관]
"더욱 더 강화된 제재를 가하는 것이 시리아 사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인권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도 벼르고 있습니다.
일단 외교적 해결에 주력하되
물밑에선 군사 개입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리언 페네타 / 미국 국방장관]
"(역내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군사 개입은 어려워 보입니다.
시리아에 무기를 수출해 돈을 벌고 있는데다
전략적 요충지인 시리아 항구에 해군기지를 가진 러시아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세르게이 라브로프 / 러시아 외무장관]
"러시아는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외부의 무력 개입은 없어야 한다는 국제법을 따릅니다."
중국의 비호도 아사드 대통령에게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중국은 시리아에 수출을 많이 하는데다
아랍의 봄이 자국에까지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강대국 간에 얽힌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보니
희생자가 만 명에 이를 정도로
시리아 유혈사태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에이뉴스 김나리입니다.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