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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女 손에 이끌려 찜질방 갔더니…구직자 울리는 ‘꽃뱀 다단계’

2013-02-20 00:00 사회,사회

[앵커멘트]
얼마 전 정부는 대학가에
'불법 다단계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대학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다단계 업체들의 활동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섭니다.

다단계 업체들의 수법은 더욱 교묘해졌습니다.

최근에는 이른바 '꽃뱀 다단계'로 불리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했습니다.

그 실태를 신재웅 기자가 집중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

상자를 든 20대 남녀가 짝을 지어 드나듭니다.

늦은 밤까지 끊이지 않는 젊은이들의 발길.

26살 김모 씨는 지난달 이 곳에 다니는 여성을
스마트폰 즉석만남 앱을 통해 만나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녹취: 김모 씨 / 다단계 피해 제보자]
"요리학원 강사라고 직업을 말하면서
술이나 한잔하자고 그런 식으로…"

김씨가 이 여성을 만난 곳은 교대역 근처.

함께 심야영화를 본 김씨는 여성의 손에
이끌려 인근 찜질방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김모 씨 / 다단계 피해 제보자]
"노골적으로 자기 엉덩이 밑에 손을 넣어버리고
붙어서 자려고 하니까…오늘 밤만 (찜질방에서) 자고
내일은 편한 데서 자자. 이런식으로 유혹하듯이…"

다음날 아침, 이 여성은
찜질방에서의 신체접촉을 빌미로
김씨를 협박했습니다.

[녹취: 김모 씨 / 다단계 피해 제보자]
"처음 만난 여자한테 팔짱 끼고 손잡고
가슴 만지려 했느냐는 식으로…"

이 여성이 요구한 것은 자신이 다니는 다단계 회사에
같이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에도 같은 지역의
비슷한 수법의 피해사례가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습니다.

한 식당에 젊은 남녀 셋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녹취]
"그분이 벌어들이는 게 수익이 어마어마하거든요.
포드 머스탱 알죠? 그거 타시고 튜닝비만 2천만 원…"

이어서 찜질방에
갈 것을 제안하는 여성.

[녹취]
("찜질방은 죽어도 싫어요?")
"집에서 자고 일찍 오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아요"

다단계 업체 건물 앞,
남녀 한 커플이 실랑이를 벌입니다.

[녹취]
("아니, 나는 말이 이해가 안 가…")
"언젠가는 너도 네트워크(다단계)를 할 거야"

헤어진 남성을 따라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역시 스마트폰 채팅 앱으로
여성을 만났다고 밝힙니다.

[녹취: 이모 씨 / 다단계 피해자]
"집에 혼자 안 가도 되겠다는 식으로 뉘앙스를 풍겨서
저도 혹했기 때문에… 저도 남자다 보니까 그쪽으로…"

이성적인 접근에 마음을 열었지만
돌아온 것은 다단계에 대한 유혹이었습니다.

[녹취: 이모 씨 / 다단계 피해자]
"그 (다단계 업체)만 해도 80%만 봐도
상담사는 여자고요. 당하는 사람은 남자예요…"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불법 다단계 혐의로 44억 4천만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이 부과받은 W사.

해당 업체를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
"지방에서 올라와가지고 숙소가 없으면 어떡하겠어요?
찜질방이나 이런 데서 자겠지… 이성 간에 문제가지고
우리가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단속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구체적인 제보가 없어 마땅한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우리가 일일이 조사를 못 하거든요. 업체가 반발…
우리 영업을 방해한다고 왜 우리를 표적수사 하냐고
그런 식으로 시비를 걸 수가 있거든요."

[스탠드업: 신재웅 기자]
지난해 8월, 방문판매법이 개정되면서
다단계 판매 요건이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으로
젊은 구직자들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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