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돈이 없어 세금조차 못낸다는 사람들이
거액의 그림에 투자할 돈은 있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자기 재산은 꼭꼭 숨기고 세금을 안내려고
값비싼 미술품을 악용한 부자들이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류원식 기잡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미술품 보관소를 찾은 국세청 직원들.
한 유명 작가의 작품에 압류 딱지를 붙입니다.
작품 가격은 9천만 원 정도.
그림 소유주는 돈이 없다며
세금 3천 만 원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미술품 등 재산을 숨기다
적발된 고액체납자가 9월 한 달에만 30명.
압류 미술품은 평균 2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돈이 없어 세금 5천만 원을 못 낸다던 소아과의사 집에는
조선 말기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의 그림이 걸려 있었고,
1억5천만 원을 체납한 인터넷 교육업체 사무실에선
국내 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의 작품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 김대지 / 국세청 징세과장]
"고가 미술품 골동품을 집중적으로 구입해 은닉 매각함으로써
체납추적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사례 등이 적발됐습니다."
미술품 거래는 관공서에 신고하지 않아도 돼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재산 추적을 피하기 쉽고
가격도 잘 떨어지지 않으면서 되팔기도 쉬워
재산을 은닉하기 좋습니다.
[전화인터뷰 : 미술 경매회사 관계자]
"이우환하고 정광영은 현대 미술시장을 리딩하는 작가들입니다.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작가들이죠."
체납자들이 밀린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압류한 미술품 등은
공매를 통해 매각된 후 체납액을 메꾸는데 쓰입니다.
채널A 뉴스 류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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