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값비싼 결혼중개상품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직업좋고 재력있는 배우자를 소개해주겠다길래,
기대를 품고 나갔는데 엉뚱한 사람이 나와 있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악덕 결혼중개업소 실태를 김관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상위 1% 상류층 남성을 소개해준다는
결혼중개업체입니다.
가장 싼 상품이 무려 5백만원.
판·검사나 의사와 결혼할 수 있다며
더 비싼 상품을 권합니다.
"2백만원 차이인데요. 평생 전문직 만나서 2백만원 이상의
이익이 있다면 투자할 가치는 있어요."
정말 전문직 남성을 만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절 믿으세요. 느낌이 안 오시나요?
저도 우리 회사에서 상위권 1위예요, 성혼율."
이 말 믿고 수백만원 날린 소비자들이 있습니다.
"완전히 사기꾼들인데요."
"사기죠. 남을 속였잖아요."
판사를 소개해준다는 말에 450만원을 낸 40대 여성 A씨.
하지만 A씨를 만나러 나온 건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고,
업체는 되레 A씨에게 면박을 줬습니다.
[INT: A씨 어머니]
"그 판사가 좋은 사람이니까 만나면 정말 좋아하실 거라고,
두분이 잘 맞으실거라고 얘기하더니.
그 다음엔 뭘 더 기대했냐고 그 나이에,
지금 무슨 사람을 더 찾냐고.. 한 얼굴을 쓰고서
그렇게 말을 할수가 있어요?"
남편과 사별한 뒤 최근 재혼을 결심한 B씨는
3개월치 생활비를 모아 회비를 냈습니다.
이번에도 이 업체는 한 중견 사업가를 소개해준다고 유혹했습니다.
(그 남성 소개받으셨어요?)
"아니요. 한 달 동안 연락 안 받더라니까요.
이건 알려야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사람을 못 믿게 되잖아요.
되게 창피했어요 되게 비참했어요."
약속과 다른 상대를 소개하거나
허위 프로필을 제공하는 등 결혼중개업체 관련 소비자피해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3천건에 육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INT: 형남규]
"의사나 판검사는 제일 많이 확보하고 있다.
1위다. 이런 표현들 어디 공개된 것도 없는데
상담시에만 그런 얘길 한다거나 아니면
회원 수가 제일 많다 이런 이야기들은 100% 다 허위라고 봐야죠."
제가 만난 소비자들 중 한 명은 업체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다른 한명은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절박했던 소비자에게 남은 건 더 큰 상처였습니다.
채널A뉴스 김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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