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이 기자,
여야가 이번 지역구 공천을 시작하면서
모처럼 한 목소리로 약속한 말이 있죠?
어떤 말입니까?
[이일주]
네, 여야 모두 개혁 공천을 약속했죠.
방법은 좀 달랐습니다.
새누리당은 '시스템'을,
민주통합당은 '국민 경선'을 내세웠는데
일단 변화와 쇄신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물갈이폭은 과거에 비해 좀 늘었습니다.
현역의원 교체율이 새누리당은 41.7%로 과거 한나라당 때와 비교해
가장 높은 비율이었고,
민주당도 현역 교체율 25.6%로 4년전 총선 때의
22.8%보다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내용적으론 참신한 정치권 밖 인재들보다는
조직력을 갖춘 전현직 의원이나 자치단체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빈 자리를 채워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이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터뷰:신율]
"당 지도부의 입장에서 볼때 특정지역 의원을 떨어뜨리고 싶다면
그 쪽 구청장 출신을 대항마로 쓰면 됩니다. 왜나면 구청장이
실제로 조직을 관리했던 사람이니까"
그러다보니 여성 공천 비율만 보더라도
여야 모두 당초 약속한 것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에 그쳤습니다.
[앵커]
정치신인의 제도 정치권 진입이 여전히 막혔다는 건데, 민주당의 경우 국민참여 경선까지 도입했는데도 현역의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거네요.
[이일주]
네, 경선 참여 선거인단을 모바일을 통해 모집했지만
일반 경선과 마찬가지로 결국 조직력에 따라
승패가 갈린 겁니다.
조직을 동원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지역구가 작았고
전국 단위 선거와 달리 유권자들의 참여 열기도 높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리 등록 의혹이 곳곳에서 일었고 급기야 자살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지고 만 겁니다.
전문가들은 선거관위원원회에 위탁하는 여야 동시 경선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공천은 끝났지만 여야 모두 후폭풍은 여전하죠?
[이일주]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된 오늘도
새누리당에서는 배영식, 조진래 의원이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또 민주당에서는 강남 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송파 갑에 전략 공천된 전현희 의원이 사퇴했습니다.
흔들림없는 원칙과 기준 보다는
계파에 따른 공천이 이뤄졌다는 게
공천 탈락자들의 공통된 주장인데요.
실제 새누리당의 경우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이
친이계는 55%에 이르는 반면
친박계는 35%에 그쳤습니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친노 직계 인사들의 공천 비율은 24%였지만
구 민주계는 15%에 머물렀습니다.
여야 공천에 대한 평가는
이제 유권자들의 손으로 넘어왔습니다.
치열했던 공천 과정에서 쏟아진 말들을
마지막으로
이현수 기자가 되볼아 봤습니다.
격하게 항의합니다.
[인터뷰: 전혜숙 민주통합당 공천 탈락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몸살 앓아가며 열심히 일한게 죕니까?"
[인터뷰: 서양호 민주통합당 공천 탈락자]
"이게 노무현 김대중 정신입니까. 돌려주십시오!"
눈물도 참을 수 없습니다.
[인터뷰: 진수희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셨던...성동갑 주민들께도..."
[인터뷰: 유정현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네돌이 조금 지난 저희 아들을 무시한 공천입니다."
가해자를 직접 겨냥합니다.
[인터뷰: 배영식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보이지 않는 손이 영향력을 행사한 짜맞추기 사천 수준의 공천이라 생각하고..."
[인터뷰: 최인기 민주통합당 공천 탈락자]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잘된 공천'이라는 자화자찬 뿐입니다.
[인터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공천 심사에서 기준에서 친이친박의 개념은 아주 없었다는 것을…"
[인터뷰: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공천은 사실상 여러가지 면에서 상당히 알찬 공천이었습니다."
공천이 막바지에 이른 정치권에는
억울하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만 넘쳐납니다.
채널A 뉴스 이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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