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대학 시절,
술 마시다 돈이 떨어지거나 용돈이 달리면
시계나 시골 어머니가 끼워주신 금 반지 풀어서
전당포에 맡겼던 추억 있으실겁니다.
신세대 유행에 밀려 사라져가던 전당포가 부활하고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씁쓸합니다.
임수정 기잡니다.
[리포트]
배고픈 시절,
전당포는 서민들의
마지막 급전 창구였습니다.
[이팩트 : 영화 '아저씨']
철창 사이로 물건을 건네고
돈을 빌리는 오래 된 전당포.
손님이라고 해봐야
한 달에 한두 명이 고작입니다.
[인터뷰 : 전당포 주인]
"금을 가진 사람이 없으니까 맡기러 오는 사람도 없어요."
은행처럼 상담 창구까지 갖춘
신종 전당포의 사정은 다릅니다.
명품 가방은 기본,
술, 자전거, 바이올린에다
수십년간 모아온 우표까지
색다른 물건들로 가득합니다.
골프채를 맡긴 한 중년 남성.
[녹취 : 전당포 손님]
"(자식이)사립대 들어가 등록금이 엄청 비싸더라고요. 이번달에 힘들어서요."
명품 위탁판매를 겸업하는
전당포도 최근 2~3년새
부쩍 늘었습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IT 제품만 취급하는 이 전당포에는
20-30대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 이경균/IT 전당포]
"카드값 메우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온다."
전당포 대출금리는 월 3%대, 연으로는 36~39%.
대부업법상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금융권 문턱을 넘기 힘든 사람들에겐
마지막 기댈 곳입니다.
[녹취 : 대학생]
"다른 곳은 신용 조회도 하고 재직 여부도 따지니까 부담스럽다."
하지만 법정 이율을 초과하거나
불법 매물을 거래하는 전당포를 찾았다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절실함을 맡아두는 전당포,
세월이 흘러 맡기는 물건과 외견이 달라졌지만
금융권에서는 급전조차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의 생활상을 담고 있다는 씁쓸한 현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채널 A 뉴스 임수정입니다.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