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명예, 규율, 절제.
앞으로 우리 조국을 지킬
사관학교 생도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지난주 육군사관학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육군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홍성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육군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육사 생도간 성폭행 사건과 관련,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지난 22일 사건의 발단이 된 대낮 음주 회식은 통제 불능 상황이었습니다.
교수 10여명이 함께 했지만, 생도 20여명이 축제기간 들어선 교내 먹거리 장터에서 사나른 술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폭탄주가 오갔고, 2학년 피해 여생도는 4학년 선배 생도의 성폭행에 저항조차 못할 지경으로 술에 취했습니다.
육사는 생도의 음주, 흡연, 결혼을 제한하는 이른바 3금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지도교수가 주관하는 자리에선 술을 마실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선까지만 허용됩니다.
[전화 인터뷰 : 전병규 육군 공보과장]
“지도교수가 허용한 음주였지만, 얼마나 과도했는지를 포함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사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취한 생도들을 한 곳에 방치한 사실도 문제가 됐습니다.
육사 생활관은 남녀 생도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 더구나 가해자와 피해자 방 사이 거리는 10여m에 불과합니다.
가해 생도가 술취한 후배를 업고 자기방으로 데려가는 동안 누구도 이를 막지 못했습니다.
군은 재작년 공군사관학교 훈육관이 여생도를 성추행한 사건 직후에도 훈육실태 전반을 재점검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년 전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책임도 따져봐야 할 대목입니다.
채널A 뉴스 홍성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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