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뉴스 와이드/네모뉴스]안녕, ‘건달불’

2013-07-17 00:00 경제,사회,사회

1.
'인류의 두번째 불'로 불리며
전세계에 '낮보다 환한 밤'을 선물했던 백열전구.

그랬던 백열전구가 시대가 바뀌어 이젠
'에너지 먹는 하마'가 되버렸습니다.

지난 2007년 G8 정상회담에서
백열전구 퇴출 권고가 결의된 이후로
백열전구는 서서히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데요,

2.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내년부터 에너지 절약 정책의 일환으로
최저소비효율 기준이 강화되면서
백열전구의 생산과 수입이
전면 중단되기 때문이죠.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지 135년 만,
우리나라에 수입된 지는 127년 만의 퇴출입니다.

3.
백열전구는 1879년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에 의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죠.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그로부터 8년 뒤인 1887년.
당시 물류 유통이 더뎠던 점을
감안하면 꽤나 빠른 상륙이었습니다.
 
이후 1898년에는 한성전기주식회사가
배전설비로 전기를 공급하게 되면서
비로소 민간에서도
백열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1900년에는 종로에 첫 가로등이,
1940년과 1943년에는
국내 생산 기업들이 설립되게 되죠.

4.
처음 보는 눈부신 빛에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을까요.

신기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두려운 나머지 숨기도 했다는데요,

때문에 이 백열전구는 별명도 많았습니다.

툭하면 꺼지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
건달을 닮았다고 해서 '건달불'이라고 불렸고,
발전기로 켜다보니 건천궁 연못 수온이 올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버려서
물고기를 찐다는 뜻의
'증어'라고도 불렸습니다.

묘하다고 해서 '묘화'
괴상하다고 해서 '괴화'라고도 했다죠.

5.
이름만큼이나 추억도 많은 백열전구지만,
효율을 따진다면 도대체 쓸 수가 없습니다.

요즘의 대세인 'LED',
발광다이오드 램프와 한 번 비교해 볼까요.

가격은 백열전구가 개당 1000원 수준으로
만원, 2만원을 호가하는 LED보다 10배나 싸지만,
싼 게 비지떡입니다.

연간 전기 요금은 무려 7.5배나 많이 드는데,
에너지 효율은 1/8 수준 밖엔 되지 않습니다.

수명도 LED는 2만5천시간이나 되는데
백열전구는 1000시간 정도 되면 꺼져버리죠.

6.
전력의 95%를 열에너지로 써버리고
5%만 빛을 내는 데 쓴다는 백열전구는
'효율성'이라는 시대의 요구를 감당해 내기엔
너무 버거워 보입니다.

하지만 100년이나 인류의 어둠을 밝혀줬으니
이제 할 만큼 다 한 거 아닐까요.
[채널A 뉴스] 구독하기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의힘_1215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