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대의 손을 꼼꼼히 만지면서
연신 서로에 대한
한없는 존경과 신뢰를
표하고 있는 두 사람.
한 명은 귀가 들리지 않고
다른 한 명은
귀에다, 눈마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데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시청각장애인 신부,
키릴 악셀로드 신부와
아시아 최초의 청각장애인 신부,
박민서 신부가 한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2.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인
악셀로드 신부는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유대인 소년이었습니다.
랍비가 되고 싶었지만
장애인은 될 수 없다는
율법에 가로막혔고,
가톨릭으로 개종하자
유대인 사회가 들고 일어났죠.
사제의 꿈을 밝혔을 땐
이번엔 신부들이 말렸습니다.
청각 장애에 이어서
시각장애까지 찾아온 이에게,
사제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3.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악셀로드 신부는
상대의 수화를 '촉각'으로
인식합니다.
이번 인터뷰도 '촉각 수화'라는,
몇 번의 통역을 거쳐야 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데요,
예를 들어드리면,
기자가 질문을 하면
중국어가 가능한 수녀님이
중국어로 질문을 옮기고,
이 질문을 지금 영상에 보시는
중국인 수화 통역자 시몬 찬씨가
손으로 악셀로드 신부에게
전달해주는,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5.
두 살 때 홍역을 앓아
청각을 잃은 박민서 신부에겐,
사제를 꿈꾸던 시절부터
악셀로드 신부가
스승같은 존재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청각을 잃은 걸
'신의 은총'이라 말하지만
박 신부는 1997년의 어느 가을,
악셀로드 신부를 처음 만난 뒤
인생의 좌표를
다시 세울 수 있었습니다.
박 신부처럼
인생의 막다른 길 앞에
섰던 이들에게
악셀로드 신부는 어떤 말을
전할까요?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6.
"나에겐 3개의 장애가 있습니다.
시각, 청각, 평형 장애...
시야도 점점 좁아져
그나마 보이던 것도 이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어 갔습니다"
7.
악셀로드 신부는
자신의 인생을 이끈
최고의 키워드를
"인커리지먼트, 즉 격려"
라고 꼽았습니다.
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는데요,
제가 수화로 직접 해 보겠습니다.
"희망을 놓지 않으면
기적이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강수진의 네모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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