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어제 저녁
터키 카이세리에서 열렸던
20세 이하 피파 월드컵 8강.
이라크와의 연장 혈투 끝에
이번 대회 첫 출전한 정현철이
인저리 골을 터트리며
승부차기까지 끌어냈지만,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하며
리틀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8강에서 멈춰야 했습니다.
2.
아쉬운 패배긴 했지만
피파도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U-20 역사상
가장 놀라운 클라이맥스"라고
극찬할 정도로
경기 내용은 참 좋았죠.
3.
이번 리틀 태극전사들의 호투는
여러가지 면에서
형님 태극전사들과
비교되고 있는데요,
젊은 아우들의 경기력은
최종예선전에서 '졸전'을 면치못한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팀
형님들을 머쓱하게 할 만큼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은
결코 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U-20 대표팀 선수 중에
이름을 들어서
한 번에 알 만한
그런 선수가 있던가요?
4.
지난 4일 콜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이긴 뒤
U-20 대표팀의 주장인
골키퍼 이창근 선수가 트위터에 남긴
짤막한 한 줄입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걸출한 스타 선수 없이도
이들이 빛날 수 있었던 이유,
바로 팀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5.
최근 불거진 기성용 선수와
윤석영 선수의 SNS 파문으로
'SNS, 인생의 낭비다'라는
반응까지 나왔는데요,
하지만 아우들은
여기서도 달랐습니다.
이들의 팀에 대한 사랑과
돈독한 우정은
오히려 SNS에서
더 빛을 발했습니다.
7.
네티즌들은 개념 SNS,
SNS 활용의 모범 답안이라 부르며
이들을 칭찬하고 있는데요,
어제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연제민과 이광훈 선수,
트위터를 통해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정말 미안하다.
3년동안 이렇게 맞춰왔다가
끝나는 게 너무 아쉽다.
보고 싶을 거고 평생 못 잊을거야.
사랑한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애정이 한꺼번에 묻어나죠?
이광훈 선수는
"죄송합니다" 한마디를
굵고 짧게 남겼습니다.
여기에 캡틴 이창근은
"얘들아! 그동안 정말 행복했다.
더 성장해서 또 보자.
사랑하고 영광이었어.
잘해줘서 고마워"라고
답했습니다.
보기만해도 훈훈하죠?
9.
지금의 대표 선수들을
열 살 때부터 지켜봐 왔다는
이광종 감독.
이번 대회에 임하면서 그는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잘하는 선수보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를 쓰겠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감독이 있었기에
경기력과 매너 모두
형보다 나은 아우가
가능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강수진의 네모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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