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를
크게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금융실명제.

오늘이면 딱 금융실명제가 탄생한 지
딱 20년이 되는데요,

금융실명제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심층 취재했습니다.

먼저, 금융실명제가 어떻게 실시됐고,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상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영삼 대통령]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드디어 우리는 금융실명제를 실시합니다.
이 시간 이후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만 이뤄집니다. "

1993년 8월 12일 저녁 8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를 대통령 긴급 명령으로
전격 실시한다고 발표합니다.

준비부터 발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은 비밀리에 이뤄졌습니다.

이를 위해 당시 실무진은
비밀 사무실, 비밀 아파트를
잡아놓고 합숙을 했습니다.

[인터뷰 양수길 교수]
“경비원에게 남북통일 비밀작업을 하는 교수진이다,
낮에 자기 사무실에 전화해서 여기 ‘하와이’ 날씨가 어떻다고
전화를 해서 007 기만작전을 펼치듯...“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시절
두 차례의 좌절을 겪었지만,
마침내 실시된 금융실명제.

사회적 파장은 컸습니다.

발표 후 이틀 동안 증시는 하한가로 치달았고,
거래대금은 평소 10분의 일로 줄었습니다.

명동 사채 시장이 붕괴돼 중소기업이 줄도산하고,
화폐 개혁이 있을 거라는 루머도 떠돌았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6일 만에 정상을
되찾았고 1년 이상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인터뷰 홍석구 센터장]
"개인이 실명으로만 거래하면서 세원 포착이 되고
선진국형 금융거래가 출발하는 효시가 됐다고 보이구요. “

실명제 실시 두 달의 신고 기간에
실명 전환된 예금액은 6조2천3백 억 원.

차명계좌의 97%가 실명으로 전환돼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세원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 그 뒤로 이어진 금융정보보호법
공직자재산공개 등과 함께 금융실명제는
한국 사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채널에이 뉴스. 이상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