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1. 지난 6월 30일,
경기도 여주에선
검게 그을린 철인들의
철인3종 경기가 열렸습니다.
강물을 따라 1500m를 헤엄치고
사이클로 40km,
달리기로 10km를 가는
올림픽 코스였는데요,
2. 그런데! 전세계 1%만
도전한다는 이 경기에
유독 눈에 띄는 한 꼬마가 있습니다.
올해로 11살을 맞은
박은총 군.
아빠 박지훈씨도
든든히 은총이 곁을 지키고 있죠.
3. 2003년 은총이가 태어났을 때
엄마는 간호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배 속에서 아이가 나오면
다 이런 모습인가요?"
간호사는 답이 없었죠.
혈관이 터져 얼굴과 몸에
붉은 반점이 가득한
은총이의 모습은 여느 신생아들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4. 은총이의 병 이름은
스터지베버증후군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병이었습니다.
5만 명 가운데 1명이
걸릴까 말까한 희귀병.
여기에 역시 이름조차 어려운
온갖 합병증들까지...
5. 남들은 다 포기하라고 하지만
어디 부모 마음이 그렇습니까.
이 병원 저 병원을 뛰어다니는
은총이 부모에게
병원에선 그저 "이런 아이 낳은 걸
운이 나빴다 생각하라"고
말했다죠.
6. 하지만 2005년.
은총이 가족에게 드디어
은인이 나타났습니다.
2005년 당시
상계 백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였던
강훈철 교수.
강 교수는 "수술하면 좋아질 아이를
왜 이제 데려왔냐"며
수술비 걱정하는 은총이 부모에게
"일단 수술시켜 줄테니
밤에 몰래 도망가라"고
말해줬다는데요,
7. 강 교수 추천으로
같은 병원 황용순 교수에게
대뇌반구절제술을 받은 은총이는,
이어 다섯살이 되던
2008년, 그것도 만우절에
정말 거짓말처럼
첫 걸음을 떼었습니다.
은총이 엄마 김여은씨인데요,
이 때의 부모 마음,
어땠을까요.
8. 은총이로 인해
은행원에서 신용불량자로까지 추락했던
아빠 박지훈 씨는
일부러 생명보험을 몇 개나 들어둘 정도로
삶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뇌성마비 아들과 함께
수많은 철인3종 경기에 참가한
미국 호이트 부자의 얘기가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왔는데요,
9. 그리고 호이트 부자의 이야기를
접한 지 꼭 1년이 지난 2010년,
은총이 아빠는
마치 36년 전의 호이트 씨처럼
은총이와 함께
생애 첫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게 됩니다.
"내 마지막 도전"이라면서 말이죠.
10. 지난 6월 30일의 경기는
은총이 부자에게
벌써 7번째 도전이었습니다.
4시간 20분이었던 첫 완주 기록은
무려 1시간이나 빨라졌죠.
11. '은총이와 함께 하는 희망나눔
철인3종 경기'라고 이름붙여졌던
이번 경기에서
은총이와 같이 달린 사람은
무려 583명이라고 합니다.
걷는 것조차 힘든 이들에게
누군가가 옆에서 같이 뛰어준다는 것,
멈추더라도 다시 뛸 수 있는 힘을 주는
가장 아름다운 나눔일 듯 합니다.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