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지망학과가 빈 '백지원서'를 받고
학생을 합격시켜 줬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감사원이 부실 사립대 22곳을 조사한 결과
백지원서를 비롯해 갖가지 입학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박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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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모으기가 어려웠던 A 대학.
대학 살림이 팍팍해지자 정원 채우기에 나섰습니다.
이 대학 지원 학생 114명에게
소위 '백지원서'를 받았습니다.
희망 학과로 전과시켜 주겠다는 확약서를 내준 뒤
원서에 응시학과를 적지 않도록 했습니다.
교직원들은 접수 마감 뒤 정원이 안 찬 학과를
대신 써 넣어 합격시켰습니다.
사정이 비슷한 B대학은
면접과 실기점수를 조작해 동점자를 대거 만들었습니다.
합격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특정 학과의 경우 2009년 응시생 14명 가운데
13명이 공동 2등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C대학은 주변 고등학교 3학년 교사 등에게
상품권과 현금을 뿌렸습니다.
신입생을 많이 보내달라는 일종의 촌지입니다.
규모만 3년 동안 14억 7000여만원이었습니다.
감사 대상이 된
22개 대학은
학교 운영 수입의 65%를
등록금에 의존하는 등 재정 여건이 취약했습니다.
감사원은 "학생 충원률이 재정지원 대상 대학 등을 선정하는 기준이
되면서 이런 비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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