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엔
우체통을 찾아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도 옛날 엽서와 우표 같은
아날로그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는
사람이 있어 화젭니다.
채널A 제휴사인 부산일보
김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편물 수집이 시작되는 오후 2시,
우체통을 열어봤습니다.
편지와 엽서는 거의 없고,
과자봉지와 전단지 같은 쓰레기,
지갑과 신분증 같은 분실물만 나옵니다.
[인터뷰/ 부산우체국 집배원 서진혁]
"여기에다 쓰레기를 넣는 것 자체가
솔직히 좀 이해가 도저히 안 되죠.
어떤 사람들은 담배 꽁초를 넣어서 불 타버리면
저희가 찾아드릴 수가 없죠"
쓰레기통과 분실물 수거함의 궂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우체통이지만 그나마 찾아보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우체통 숫자는 매년 천여 개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 달 이상 우체통 안에 우편물이 없으면
철거되기도 합니다.
새로 나오는 우표를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섰던
진풍경도 이제는 사진 속에서나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산의 한 종이 수집가는 30년 넘게 모아온
국내외 유명 영화의 기념 우표와 엽서,
포스터 등을 우체국 한 켠에 전시했습니다.
[인터뷰/ 종이수집가 신점식]
"종이가 없어지고 전자가 앞서간다니까
어릴 때부터 우표 수집을 하다가
종이에 매료돼서 (추억을) 같이 공유하기 위해서
이렇게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
우리 곁을 지켜 온 오래된 것들을
제대로 보존할 때 새로운 변화도
현명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부산일보 김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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