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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재벌 빵집’ 철수 이후…다른 대기업 배만 불려

2012-05-02 00:00 경제

[앵커멘트]
총선을 앞둔 올해초, 정치권은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며
재벌가 자녀들이 운영하는 빵집과 커피전문점 때리기에 나섰는데요.

해당 기업들이 잇달아 사업 철수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재벌 기업들이 빵집까지 하면 되겠느냐.
재벌 2,3세들은 취미로 할지 모르지만
빵집 하는 입장에선 생존이 걸린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 1월 25일 수석비서관 회의)

이명박 대통령의 지적이 나온 지 세 달 만인 지난달 27일,
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는 아티제 체인을 매각했습니다.

이 빵집 체인을 사들인 곳은 대한제분.
한 해 매출이 3천700억 원에 이르는 또하나의 대기업입니다.

동네 빵집들은 골목 상권을 살리기는 커녕
더 큰 위협을 받게 됐다고 걱정합니다.

[인터뷰/빵집 2]
주인이 대한제분이라는 것 자체가 아주 큰 위협입니다.
옛날에 제일제당이 뚜레쥬르 시작할 때 위험했던 것처럼.

[인터뷰/빵집 1]
지점 몇 개 하려고 인수했겠어요?
뭔가 저변확대하려고 투자했겠죠.

골목 상권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도심의 재벌 빵집을 비난하다가
다른 대형 사업자를 진출시키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
현재의 골목 상권 보호 분위기와는
다른 본질에서 벗어난 행태들이 벌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구내식당 사업도 비슷합니다.

한국전력 구내식당 업체를 선정하면서
삼성과 현대, 한화 계열사 참여를 금지했지만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동원그룹 계열사가 사업을 따낸 겁니다.

동원그룹은 계열사 30개에 지난해 매출이 3조8천 억 원이 넘습니다.

재벌 때리기를 해 덩치 큰 중견기업이나
외국계 회사만 반사 이익을 보게 됐습니다.

[인터뷰/중소 급식업체 관계자]
중견기업들이 결국 그 시장조차도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육성 방침과는 상반된
말 그대로 들러리에 (머무는 거죠.)

슈퍼마켓도 마찬가집니다.

대기업 계열 슈퍼 진출을 막은 자리에는
동네 슈퍼 대신 외국기업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계 슈퍼 체인만 늘어났습니다.

단순한 대기업 때리기만으로는 골목상권 보호,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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