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산사태가 나고,
하천이 범람한 상황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시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 자다가 나오자마자 농이 넘어졌어요. 그래서 살았지
안 그랬으면 큰 사고 날 뻔 했어요"
구사일생의 아찔한 순간을
윤성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비탈에서 밀려온 바위 덩어리와
토사가 마당을 집어 삼켰습니다.
패널로 된 지붕은 힘 없이 무너졌고,
집안은 빗물과 진흙이 뒤엉켜 아수라장입니다.
산사태가 일어난 시각은 새벽 2시쯤.
54살 전성구씨 내외와 80살 노모,
20대 두 아들은 깊은 잠에 들어 있었습니다.
토사가 담벼락을 때리는 소리에 놀라
집밖으로 뛰쳐나온 순간,
수백kg 무게의 장롱이 넘어지며 잠자리를
덮쳤습니다.
생과 사가 갈린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 전성구 / 피해 주민]
"벽을 치는 바람에 사람이 놀라서 자다가
나오자마자 농이 넘어졌어요. 그래서 살았지
안 그랬으면 큰 사고 날 뻔 했어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불어난 하천.
하수구까지 역류하면서 마을은 온통 물바다입니다.
성난 태풍에 일년 농사를 망칠까
논과 밭을 찾았던 노인들.
때마침 집을 비워 목숨을 건졌지만
삶의 터전을 빼앗긴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 임경순 / 피해 주민]
"옛날 매미 때 한 번 이러고 처음이에요.
이렇게 넘치고 범람하는 게..."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이재민은 120여 명.
구사일생에 안도했지만 삶의 터전이 복구될 때까지는
적지 않은 고역이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뉴스 윤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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