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사람 살기에도 땅이 좁은 홍콩에서는
묘지는 커녕 유골을 모실 장소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묘지 부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우리에게도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유덕영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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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민 앤디 팅 씨는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함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당시 약 7000만 원을 내고 한 사찰에 유골을 모셨는데,
무허가라며 정부가 다른 곳으로 유골을 옮기라고 경고한 겁니다.
땅이 좁아 고층 아파트가 유난히 많은 홍콩에서
묘지난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몇 년 전부터는 영구적인 묘지는 구하기 어려워졌고,
큰 돈을 들여 매장을 하더라도 6년이 지나면
다시 유골을 수습해 납골당에 안치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납골당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졌습니다.
납골당이 혐오시설이라며 주민들이 반대해
납골당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무허가 납골당이 판을 치지만
자기 동네에만 없으면 괜찮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곽퉁 / 홍콩 주민 ]
“정부가 이 시설(납골당)이 불법이라고 하는데, 왜 계속 영업을 하고 있는 거죠?”
“이유는 잘 몰라요”
홍콩인들은 보통 장례가 끝나면
일단 무허가 시설에 유골을 모셨다가
공공 납골당으로 옮기는데,
3년씩 걸리기도 합니다.
홍콩 정부는 4만 천 기의 납골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당장 공사를 시작하지는 않아
고인들의 영혼이 이리저리 떠돌아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채널A뉴스 유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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