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남) 지금부터 종합면 기사 살펴볼텐데요,
보시면 정말 답답하고 짜증 좀 나실 것 같습니다.
여야가 해를 넘기면서까지 처리한 예산안 내용을
분석한 기사들인데요, 답답하고 짜증 나셔도 꼭
보셔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의 살림살이에 관한 내용이니까요.
먼저 동아일보 3면 보시죠.
◆동아 3면
올해 예산의 총규모는 지출 기준으로 342조 원,
*1)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밤을 새우면서
불필요한 예산을 줄인 끝에 민생 관련 예산은 늘리면서도
당초 정부가 제출한 예산 342조5000억 원을
5000억 원이나 줄였다고 자화자찬했었죠.
*2)
그런데 알고보니까 9000억원을 늘려놓고
되레 생색내기였다는 겁니다.
(여) 여야가 내세우는 ‘알뜰살림’이 사실은
기존에 발행한 국채의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책정했던
예산을 줄이면서 나타난 ‘착시효과’였습니다.
*3)
당초 정부안에서 연 4.8%로 설정했던
국채 이자율을 연 4.%로 0.8%포인트 내려서,
즉, 국채 이자로 지급할 돈을 강제로 줄여서
챙긴 돈으로
1조4000억 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했던 거죠.
그래놓고 5000억을 삭감했다며
호들갑을 떨었던 겁니다.
실제로는 9000억원이 늘어난 건데 말이죠.
(남) 뭐, 그럴 수는 있습니다. 정부 예산이 늘었다는 건
국민들을 위해서 쓰는 돈이 늘었다고 볼 수 있는거는까요.
그런데 예산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중앙일보 3면을 보시죠.
◆중앙 3면
*(1)
올해 국가 예산을 막판 조율하는
계수조정 소위가 열린 곳은
여의도 렉싱턴호텔의 한 객실이었습니다.
*(2)
그런데 바로 이 곳으로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챙겨주는 이른바
'민원 쪽지'가 쇄도했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곳의 예산은 늘고
어느 곳은 줄고를 반복해 결국 예산 야합을
한 것이라고 중앙일보는 꼬집고 있습니다.
*(3)
(여) 특히 여야는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경쟁적으로 정치쇄신, 특권 내려놓기,
국회 선진화 방안을 내놓으며 새 정치를
한 목소리로 외쳤었죠.
대선이 끝난 지 고작 13일,
야합 예산처리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선거기간 중에 내뱉은 말이
헛된 공약이었음을 보여준
씁쓸한 현장이었다는 지적입니다.
(남) 나라의 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의
민원쪽지에 의해서 결정됐다는 게 한심하기 짝이없지만,
뭐, 지역구 사람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까
여기까지도 백 번 양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 기사를 보시면
또 기가 막힙니다.
◆조선 3면
*1)
(여)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챙기기 민원으로
예산에 끼워 넣은 돈이 무려 5574억 원입니다.
그러면서 극빈층에 돌아가야 할 의료 예산액은
2824억 원이 깎여 나갔는데요.
지역구 챙기기에는 여야 지도부급 인사들이
앞장을 섰습니다.
*2)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615억원,
이윤석 민주당 국토위 간사는 646억원,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234억원,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가 141억원 등을
추가로 예산을 챙겼습니다.
(남) 예결위원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이 과정에서 "국가 예산을 다루는 분들이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한 마디 했다는군요.
(여)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민원성 예산을
챙겨가는 동안 깎여버렸다는 극빈층 의료 급여 예산은
어떤 여파가 생길까요?
조선일보 3면을 보시죠.
◆조선 3면
*(1)
156만에 달하는 극빈층이
이제는 몸이 아파도 병원 문턱에서
눈치를 봐야 할 판이 됐다는 겁니다.
*(2)
'의료 급여'가 뭐냐 하면요,
정부 지원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156만명이 병원에 갔을 때
진료비를 거의 내지 않거나 소액만 내고
치료를 받게 하는 제도입니다.
(남) 무상 보육 등 무상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이같이 빈곤층 의료 지원에 들어가는 돈은
대폭 줄인 겁니다.
*(3)
이 예산 삭감으로 올해 10월쯤
의료급여 예산이 바닥날 수 있는데,
병원들은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외상'으로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진료를 꺼리는 경향이 생기게 됩니다.
또 건강보험 정부 부담금도 줄어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액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조선일보는 지적했습니다.
(여) 정작 필요한 곳에 예산이 먼저 가야 하는데,
의료급여 예산과 건강보험 지원금을 삭감한 것은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죠.
그런데 우선 순위가 바뀐 게 또 있습니다.
한국일보 보시죠.
◆한국 5면
*(1)
국회는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의
한끼 식비를 기존 1,400원에서 달랑 100원 올렸습니다.
*(2)
고아원 아동 1명의 한 끼 식사비가 1,500원,
아동복지계가 절망에 빠졌다네요.
=====
(남) 보육원 식비 현실화를 위한 국민운동까지 벌어져
모금액이 2억원을 넘어선 반면,
국회는 '부모 표가 없는'아이들의
굶주린 현실은 외면한 것이죠.
*(3)
보건복지부는 아동의 한끼 식비로
3,500원 이상을 권고하고 있고요,
저소득층 아이들이 다니는
지역아동센터도 3,500원 이상의 지원을 받습니다.
(여) 우리 사회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국회는 부모 없이 빈곤한 아이들을
동등하게 키우고 돌봐야 한다는 의식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시설 아동들을 차별하는
기초생활수급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네요.
이렇게 몇 가지만 듣고도
답답한 마음이 드는데,
이번 기사를 보시면 좀 화가 나실겁니다.
동아일보 3면입니다.
◆동아 3면
*(1)
(남) 고아원 아동의 식사비는
달랑 100원만 인상한 국회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이 받게 되는 의원연금은
128억원 예산을 그대로 통과 시켰다는 겁니다.
*(2)
의원연금이란 국회의원을 관둔 후에
평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을 말하는데요,
국회와 정부는 올해에도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에
128억26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헌정회는 만 65세 이상의 전직 의원들에게
월 120만 원씩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을 하루만 해도
평생 받을 수 있는 돈인데요.
일반인이 월 120만 원의 연금을 받으려면
월 30만 원씩 30년을 불입해야 하는 규모입니다.
6·25전쟁 참전 유공자에게도
월 12만 원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국회의원 했던 분들이
목숨걸고 나라를 지킨 6.25 참전용사의
10배에 해당하는 연금을 평생 받게 되는 것이죠.
이 때문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 때 의원 연금제도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채택했었는데, 결과는 ‘꽝’이라는 거죠.
(여) 그럼, 이런저런 사연들이 가득한
예산안을 해를 넘기면서까지 처리한 뒤에
국회의원들의 표정은 어땠을까요?
조선일보에 실린 사진 함께 보시죠.
◆조선 3면
국회 예산안 통과가 끝난 직후,
여야 의원들의 표정입니다. 환하게 웃으면서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죠?
제목이 해 넘긴 예산안,
새해 인사 할 건 하고입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국회에서 새해를 맞이했으니 새해 인사를
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봤던
예산안 내용을 보면 씁쓸함이 드는 사진입니다.
(남) 그런데 조선일보 5면에 또 한 장이 실렸습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하는 동안
국회의원들이 들여다 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입니다.
한 의원분은 로또 당첨확률 프로젝트를 보고 있군요
또 한 분은 탤런트 최 다니엘과 장나라 씨가
나오는 드라마 관련 연예기사를 읽고 계시네요.
뭐 딱히 할 말이 없네요.
예산안 이야기는 이쯤해서 접고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요?
한겨레신문 보시겠습니다.
◆한겨례 10면
(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쪽은
새해 첫 주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정식 출범시킨다는 일정 아래
인사검증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위원 발표는 내일 쯤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위원 발표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은
검증작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데요,
어제 박 당선인은 새해 첫 일정으로
황 대표와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등 당직자 50여명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했습니다.
◆동아 8면
①. 한국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 당선인의
공식 영문 호칭은 어떤 것을 해야 할까?
이것이 요즘 외교통상부의 고민거리라고 합니다.
②. 일반적으로 여성 대통령을 말할 때
‘마담 프레지던트’라고 씁니다.
그런데 프랑스어 ‘마담’은 결혼한 여성에게 붙이는 존칭이죠.
때문에 미혼인 박 당선인에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③. 그래서 외교부 관계자들은 박 당선인의 영문 호칭 문제를
주한 외국대사들에게 문의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여성에게 쓰는
미즈(Ms)를 써서 ‘미즈 박’이라고 부르는 게
가장 무난하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합니다.
(여) 여성 미혼 지도자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외교부는 호칭문제 말고도
여성 대통령에 맞는 새로운 의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하네요.
◆한겨레 10면
새해 첫날인 어제 오전 민주통합당 영등포 당사에서
계사년 단배식이 열렸습니다.
단배식은 한꺼번에 모여서 서로 절을 하는 의식을 말하죠.
(①사진) 박기춘 원내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기념 떡을 자르고 있는데요,
②그런데 어제 단배식에 소속 의원 127명 가운데
40명 정도의 의원만 참석했습니다.
예년에 비해 썰렁한 단배식 풍경,
대선 패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었을까요.
(여) ③ 단배식에서도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말들이 이어졌습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철저하게 반성하고,
가혹하리만큼 혁신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군요.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국민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민주당이 새롭게 거듭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경향 6면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의 잇따른 패배,
한국사회가 보수화되는 경향과 연결 지어 볼 수 있습니다.
① 정치적 성향을 묻는 경향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년 전보다 보수는 늘고, 진보는 줄었습니다.
(② *표)
표를 보면
자신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8.7% 늘었고,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6.8%줄었네요.
또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1.2% 줄었네요.
특히 20-40대의 <진보 이탈> 모습이 확연했습니다.
◆경향 6면
그렇다면 국민들은 제 1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① 국민 4명 중 3명은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야당 지지층도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어서..
② 매우 잘한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국민은
단 1.2%였습니다.
③ 특히 주목할 점은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그 중에서도 광주에서 <민주당이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왔다는 겁니다.
광주는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92%라는 몰표를 줬던 곳입니다.
이는 민주당의 대선 실패에 대한 실망감,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남) 어제 단배식에서 있었던 다짐대로
민주당,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 받기 위해선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종합면 기사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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