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어제는 제93주년 삼일절이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목숨과 가족까지
버려가며 나라를 되찾으려는
선열들의 마음에 새삼 머리가 숙여지는데요,
나라를 잃었던 그 시절,
우리민족과 함께 슬픔과 아픔을
함께 했던 나무들이 있습니다.
정민지 기자가 풍파를 이기고
우뚝 서 있는 노거수들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마디마디 굵은 주름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한 거목.
엣 정신여학교가 있던 자리에 우뚝
서 있는 이 나무는 독립운동을
함께 했습니다.
독립운동가 김 마리아는
이 나무 구멍에
태극기와 비밀문서를 몰래 숨겨
일제의 수색이 있을 때마다 위기를 넘겼습니다.
[인터뷰:진동엽/서울시 조경과]
"독립운동을 하면서 이 나무가
비밀창고 같은 역할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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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손기정 옹이 베를린 올림픽 당시
히틀러로부터 받은 작은 나무.
사진속 작은 나무는
이제
약 15m의 거목으로 성장했습니다.
고 손기정옹이 베를린에서 귀국해 모교인
양정고보에 심었지만 지금은 만리동
'손기정 체육공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손기정옹은 당시 수상식에서 가슴에 단
일장기를 가리기위해 손에 든 나무를
가슴쪽으로 끌어당기는 등
누구보다 강한 민족의식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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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솟아있는 이 향나무 주변에는
일제강점기 배재학당이 세워졌습니다.
당시 주시경, 김소월같은
배재학당 졸업생들은 이 나무를 배경으로
졸업사진을 찍으며
조국 독립의 푸른 꿈을 간직하고
키워나갔습니다.
수많은 질곡을 버텨내며
우리 근현대사를 묵묵히 지켜본 나무들.
이제는 위풍당당한 노거수가 돼
지나간 역사의 산증인이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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