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셰익스피어 희곡 햄릿에
전라도 사투리가 가미되면
어떤 느낌일까요.
구수한 사투리를 앞세운 공연이
요즘 대학로에서 인깁니다.
김범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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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는 반드시 미쳐야 한다는 겨!”
“나가 대추리 이장이자 쥐잡기 운동본부 상임위원으로서.”
이탈리아 원작이
토종 연극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하는 순간입니다.
충청도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쏟아지는
구수한 사투리에,
관객들이 열광합니다.
“굉장히 정감 갔고 사투리가 쓰였다는게 외국 작품이라는 게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갈등이 고조될 때
등장인물들은
먹던 강냉이와 감자를 던지며 싸웁니다.
관객들에게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는
재미를 주는 요솝니다.
근엄한 표정의
서양 중세시대 사람들의 입에선
걸쭉한 말이 나옵니다.
“그렇게 성질 앞세우면 인생 조지는 것이여.”
세익스피어의 ‘햄릿’이
마당놀이로 바뀌는 데는
전라도 사투리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왕, 왕비 이런 것들을 표현하는데 ‘앙’ ‘앙비가’ ... 정극으로 하면 무거울 거 같아요. 진중하고 심각해지고."
“야이 가시나야!”
“아 씁어라(써)!”
배우들은 실제로 경상도 출신입니다.
거칠고 투박한 사투리 때문에
부부 싸움은 실전을 방불케 합니다.
"연극에서 무슨 사투리냐. 그런 틀에 많이 갇혔어요. (하지만) 사투리가 갖고 있는 맛이 굉장히 강해요. 찰지죠."
촌스러워 보이는 사투리가
정형화된 무대 틀을 깨며
공연계를
풍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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