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 좀 사보셨나요?
각종 할인이 많아 과거보다 많이 싸졌는데요, 하지만 수리비는 여전히 비쌉니다.
그 이유가 뭔지 동아일보 이진석 기자와 이야기나눠 보겠습니다.
Q. 이 기자, 수입차를 사는 비용은 국산차와 거의 비슷하지만 수리비는 엄청나게 비싸다면서요?
A. 네, 그렇습니다.
자동차 수리비에는 공임비와 부품가격이 들어가는데요
수입차는 부품 가격이 특히 비쌉니다.
이번에 주요 자동차 관련업체들로부터 입수한 부품 가격을 살펴보면 수입차 부품 가격이 비슷한 등급의 국산차보다 평균 4배에서 5배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부품은 국산차의 수십 배에 달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고급 수입차인 벤츠 S클래스의 경우 사고가 났을 때 손상되기 쉬운 앞유리 가격이
196만 원에 달합니다.
고급사양으로 했을 때 차량 가격이 비슷한 현대자동차 에쿠스의 앞유리 값은 19만 원 정도.
그러니까 벤츠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Q. 수입차 부품값은 왜 이렇게 비싼 거지요?
A. 부품을 전부 해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입니다.
관세와 물류비용이 추가되는 거죠.
또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기 때문에 원가 자체가 높은 편이라는 게 업체들의 이야깁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수입차 업체가 부품 공급을 통해 높은 마진을 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이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보고서를 보면 수입차 부품의 국내 가격은 외국 현지보다 최고 2.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높아지는 거군요.
A. 수입차업체가 부품 가격을 사실상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구좁니다.
불투명하고 독점적인 부품 유통 구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 됐다는거죠.
일각에서는 수입차업체들이 최근 차량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리면서 줄어든 수익을 부품 판매로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Q. 수리비가 많이 나오면 자동차 보험료도 높아지지 않나요?
A. 그렇습니다.
수입차 수리비는 국산차보다 평균 5배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특히 수입차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지난해 보험사가 지급한 수입차 수리비 보험금은 2009년보다 32% 늘어난 약 6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보험료 부담을 보험가입자가 짊어지게 되는 거죠.
Q. 수입차 가격이 많이 내려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차를 산 뒤 유지비 문제도 고려해야 겠군요.
A. 나중에 차를 팔 때 중고차 가격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 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000cc 이상의 고급 수입차는 새 차를 사고 3년이 지나면
중고차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리비 등 유지비 감당이 어려워 차를 중고로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Q. 배보다 배꼽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수입차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비싼 부품 가격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을까요?
A. 지금으로서는 수입차업체들이 불투명한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부품 가격을 내려 소비자 부담을 줄여 나가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수입차를 회사나 법인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유지비 걱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개인 구매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입차 판매는 올해 1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수입차 10만 대 시대를 맞는 만큼, 업체들이 당장 차를 파는 데만 집중하기보다는 고객 서비스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석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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