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하에 무려 50m나 되는 땅굴을 파서
송유관 기름을 훔쳐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땅굴을 정확히 파기 위해 전문 장비까지
동원했습니다.
채널A 제휴사 장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거대한 땅굴.
송유관에 연결된 호스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바닥에는 파낸 흙을 밖으로 꺼내기 위한
레일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34살 정모 씨 등 7명은 송유관 주변 주유소를 사들였습니다.
그리곤 50여m 떨어진 송유관까지 땅굴을 팠고
유압 호스로 기름을 몰래 빼냈습니다.
훔친 기름이 남아돌자 인근의 다른 주유소까지
임대했습니다.
[인터뷰 / 박종화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기존 주유소에 보관된 훔친 유류를 두 대의 탱크로리로
새로 임차한 주유소로 옮겨 보관하다가
서울 경기 대전 등지 주유소에 판매하는 방법으로.."
이들이 올해 8월부터 석달 동안 훔친 기름은 400만 리터.
73억 원 어치가 넘는 양입니다.
범행 수법도 치밀했습니다.
정확하게 땅굴을 뚫으려고 레이저 수평계와
지하공기 정화장치 같은
전문 장비까지 동원했습니다.
발각되지 않도록 석달 동안
곡갱이와 삽으로만 땅을 팠습니다.
이들은 훔친 기름을 주유소에
시가보다 리터당 150~200원 정도 싸게 팔았습니다.
대한송유관공사 측은
유압이 낮아지는 것을 파악하고도 한동안 조치를
취하지 않다 뒤늦게 경찰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녹취 /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
"감지 결과를 수사기관에 의뢰해서,압력이 떨어져서
(기름 절도가) 감지됐다고 수사를 의뢰하게 된겁니다"
경찰은 정씨 등 5명을 구속하고
훔친 기름을 사들인 주유소업자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매일신문 장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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