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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재래종 생강 씨가 마른다

2011-12-02 00:00 사회,사회

국내 최대 생강 주산지인 충남 서산의 지역 농협.

김장철을 맞아 흙먼지를 털어내고,
껍질을 벗겨내는 공정이 한창입니다.

이곳에서 납품되는 생강의 원산지 표기는 100% 국내산.

포장된 제품은 맛과 향이 좋기로 유명한 부석지역
생강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갑니다.

[싱크 : 부석농협 관계자]
재래종이 맛이 좋고 향이 좋기 때문에 재래종을 확대
재배하려 합니다.

실제 품질이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 농가를 찾자
엉뚱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부석지역 생강은 대부분 중국산 씨생강을
들여와 심어 수확한 제품이라는 것.

재래종은 맛과 향이 중국산에 비해 월등히 좋지만,
억세고 병충해에 강한 중국산에 밀려 재배량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싱크 : 최 모 씨/ 농민]
중국산하고 재래종꺼를 심으니까 중국산이 발이 굵고 잘 나와요.
(그것 때문에 우리 생강이 못자라는 것인가요?)
그렇죠. 그 바람에 죽은 것이죠.

국내산 씨생강이 이처럼 씨가 말라가고 있는 것은
지난 수년 동안 농협이 중국산 수입을 적극 장려했기 때문.

씨알이 굵은 데다, 면적당 재래량이 많아
경제성이 좋다는 이유에섭니다.

한 술 더 떠 농협중앙회는 전국주산지농협 대표들과
협의해 중국산 씨생강을 직접 수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픽]-------------
취재진이 입수한 생강 계약서입니다.

농협의 자회사인 NH 무역이 중국산 씨생강 866톤을
92만 달러, 우리 돈 10억 원에 사들이는 것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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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국영무역으로 수입된 전체 신선생강의
86% 분량입니다.

[싱크 : 농협중앙회 관계자]
‘국산보다 중국산이 더 낫더라‘ 이런 생각을
할 날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생강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당근 같은 것도 좋아요.
중국에서 가져오는 것 보면 얼마나 깨끗한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농협이 들여온 중국산 씨생강은
과연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일까?

채널A 취재 결과, 농협이 지난 3월 들여온
중국산 생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소강'이 아닌
중국에서만 소비되는 '대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를 뒤늦게 확인한 NH무역은 부랴부랴 제품을
반송하려 했지만 중국 측 수출업체가 이를 거부해
부산의 세관 창고에서 썩고 있습니다.

수입 대금 10억 원에 창고보관료만 수억 원.

양 측은 책임 소재를 놓고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싱크 : 중국 생강 수출업자]
산지에 와서 보고 결정지어서 가져가라 그래서 들어와서
물건 와서 보고 요구대로 해서 보낸 것입니다.

중국산 수입 농산물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는
재래종 농산물은 생강 외에도 육쪽 마늘과 당근, 콩나물,
건고추 등 수십여 가지.

경제성을 앞세운 농협의 막무가내식 농산물 정책이
우리 입맛과 체질에 맞는 재래종 농산물의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윤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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